희소 감염병 원숭이두창이 전 세계 15개국에서 발생이 보고됐다.

22일(현지시간) BBC와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Ynet)에 따르면 원숭이 두창은 독일에서 처음 발견된 뒤 벨기에,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스웨덴, 영국 등 최소 유럽 9개국에서 확인됐으며, 미국, 캐나다, 호주, 스위스, 오스트리아, 중동 등지에서도 발견됐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전날 최근 북미와 유럽 전역에서 퍼지고 있는 원숭이 두창의 첫 환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해 중동 지역에도 이 바이러스성 전염병이 확산할 우려가 커졌다.

서유럽에서 돌아온 이 30대 남성 환자는 의심스러운 일련의 바이러스 질환으로 텔아비브의 이칠로브 병원을 찾았는데 결국 이스라엘의 첫 원숭이두창 감염자로 확진됐다.

이스라엘은 또 다른 의심 사례를 조사하고 있으며 스위스도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온 감염자 1명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에서 주로 유행하던 원숭이두창은 몇 주일 전부터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는 물론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에서도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긴급대책 회의를 소집하고 원숭이두창 감염상황에 관한 논의에 들어갔다.

WHO는 관련국을 밝히지는 않고 다른 의심 환자들도 다수 조사 중이라며 더 많은 감염자가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한스 클루게 WHO 유럽사무소장은 여름철 사람들이 축제와 파티를 위해 모이기 때문에 "감염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숭이두창은 인수공통 감염병으로 증상은 두창과 유사하지만, 전염성과 중증도는 낮은 편이다. 병변, 체액, 호흡기 비말, 침구와 같은 오염된 물질과의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증상으로는 발열, 오한, 두통, 림프절 부종, 수두 유사 수포성 발진 등이 나타나며 2~4주간 지속된다. 대부분 자연 회복되지만 약 1~10%는 사망에 이른다. WHO에 따르면 최근 치명률은 3~6% 내외로 조사됐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도 22일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 공군기 '에어포스원'을 타기 전 '원숭이두창'에 대한 질문을 받고 "모든 사람들이 걱정해야 한다"면서 "미 보건당국이 원숭이두창의 치료법과 백신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은 필요하다면 원숭이두창을 치료하기 위한 관련 백신을 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