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내부 여론 탓에 전쟁 끝내지 않을 것"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전하고 국제사회 제재까지 받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내부 여론 탓에 전쟁을 끝낼 일은 없을 것으로 미 정보당국은 판단하고 있다고 CNN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에서 전쟁 반대 여론이 급격히 일어날 경우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도록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복수의 관계자들이 전했다. 푸틴이 실권할 가능성도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낮은 것으로 봤다.

이 같은 평가는 푸틴 대통령이 20여년간 집권하면서 자신의 지배력을 공고히 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러시아 군이 이번 전쟁에서 막대한 손실을 봤지만, 전쟁에 대한 여론의 지지는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미 정보기관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대부분의 러시아인은 억압적인 언론 환경 탓에 전쟁의 실제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전쟁 초기 광범위하게 일어났던 시위는 대규모 체포와 함께 신속히 진압됐다.

현재로선 대중 봉기 가능성은 극히 낮고, 러시아 엘리트층의 쿠데타 가능성 역시 매우 낮다.

서방 정보에 밝은 한 전문가는 "지도자가 인기가 없어도 공포는 오래간다"며 "게다가 푸틴은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경제 제재로 인한 즉각적인 경제 침체를 피하는 데도 성공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해외 자산을 압류당한 러시아 엘리트층의 불만이 다소 있었지만, 푸틴 대통령이 실권하거나 경로를 수정할 것으로 예상할 근거는 전혀 없는 상태다.

미 정보당국 관계자는 "개인적 견해로는 푸틴이 제거될 위험과는 거리가 멀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 정보기관이 러시아 내부 여론을 파악하는 것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반대파에 대한 탄압 탓에 러시아인들의 태도를 짐작하기 어렵게 됐다.

미 정보기관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푸틴이 전쟁 관련 정보와 영향으로부터 대중을 효과적으로 고립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그게 얼마나 오래 가능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미국 정부는 전쟁에 대한 러시아 여론을 조금이라도 돌리기 위해 여러 대책을 쓰고 있다.

전문가들도 대중의 감정이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그만두게 하지는 못하더라도, 대규모 동원령 발동과 같은 결정에는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본다.

이에 따라 미 중앙정보국(CIA)은 이달 초 전쟁을 걱정하는 러시아인들이 안전하게 CIA와 접촉하는 방법을 소셜미디어로 안내했다.

국무부는 러시아에서 사용 가능한 몇 안 되는 소셜미디어인 텔레그램에 러시아어 채널을 개설했다.

한편으로 정보기관들은 언젠가는 찾아올 푸틴 시대의 종말이 어떤 것일지에 대한 '진지한 탐사적 분석'에 착수했다. 한 관계자는 "엄청나게 지저분한 길만 여럿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