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식량계획 "심각한 식량 불안정 인구, 팬데믹 이전 대비 2배"
"전쟁·팬데믹·기후변화 3중고에 '식량불안' 인구 갑절로"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팬데믹, 기후변화라는 '퍼펙트 스톰'이 몰아치면서 전 세계 식량위기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솟았다는 유엔의 경고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이날 글로벌 식량안보와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심각한 식량 불안정'(Acute Food Insecurity) 상황에 처한 지구촌 인구가 최소 2억7천600만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기 전인 2019년에는 이 수치가 1억3천500만명에 그쳤으나 3년 만에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WFP에 따르면 심각한 식량 불안정은 적절한 식량 섭취가 없으면, 생명이나 생계가 즉각적인 위험에 빠지는 상태를 뜻한다.

유엔은 또한 43개국 4천900만명이 기아 상태 직전에 몰려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은 "전례 없는 위기"라며 "현재는 가장 시급한 문제가 식량 가격 상승이지만 내년에는 '식량을 구할 수 있는지'가 최대 문제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쟁 발발 전 세계 밀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전쟁에 휘말리면서 밀 공급망이 사실상 마비됐다.

또, 대러 제재 등으로 전세계에서 에너지 가격이 치솟은 것도 식량 수급 상황을 불안정하게 하고 있다.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이란, 페루 등에서는 식량 가격 급등 속에 내정 불안 상황이 발생했고,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케냐 등 동아프리카지역은 가뭄까지 겹쳐 국민 상당수가 기아 상태에 빠질 위험이 커졌다.

이번 회의를 주재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우크라이나에 곡류 약 2천만t이 저장고에 보관돼 있다"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인 수백만명, 그보다 많은 전 세계인에게 갈 식량을 사실상 볼모로 잡고 있다"고 러시아를 비난했다.

이에 바실리 네벤자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거짓과 날조"라며 "서방 국가들이 전 세계 개발도상국을 인질로 잡고 이들을 굶주림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반박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는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식량 수출길을 열어주고, (국제 제재 대상인) 러시아에는 비료·식품 수출을 허용하는 '패키지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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