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안보 장관회의서 "갈 길 멀어…모든 당사국 호의 필요"
유엔 총장 "러, 우크라 곡물수출 보장해야…집중 접촉 중"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막는 러시아의 항만 봉쇄를 풀기 위해 러시아 등 주요 당사국과 집중적으로 대화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구테흐스 총장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식량안보를 주제로 주최한 장관급 회의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항구에 보관된 곡물의 안전한 수출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생산하는 식량과 비료가 세계 시장에 제한 없이 공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 영국, 터키, 미국, 유럽연합(EU) 그리고 다른 몇 주요 국가의 고위 지도자급을 집중적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희망적이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사안의 복잡한 안보, 경제, 금융 영향으로 인해 포괄적인 해법에 합의하려면 모든 당사국의 호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블링컨 장관은 회의에서 현재 우크라이나의 곡창에 2천200만t의 곡물이 쌓여있다면서 러시아가 식량과 주요 물자의 안전한 수출을 위한 통로를 마련하도록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가 압력을 가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일부는 미국과 다른 국가들이 러시아에 부과한 제재가 식량위기를 악화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거짓"이라며 제재를 설계할 때 농산물과 비료는 제재 품목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또 식량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국이 세계식량기구(WFP)와 식량농업기구(FAO) 등 인도주의 단체에 더 많이 기여해야 한다면서 2억1천500만달러(약2천739억원) 규모의 긴급 식량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대표는 러시아가 침공한 2월 24일 전에는 매달 항구를 통해 500만t의 곡물을 수출했지만, 4월에는 110만t으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겨울 밀 대부분이 현재 전투 중이거나 이미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에 집중돼 수확이 어렵다면서 작년에 심은 작물의 50%만 올해 수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은 WFP가 세계 각국에 지원하는 식량의 50%를 우크라이나에서 샀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만 봉쇄를 풀지 못하면 기아와 대규모 난민이 발생하고 각국 정세가 불안정해지며 세계 식량안보에 대한 '선전포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