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대규모 금·구리 광산 채굴 작업이 12년 만에 재개된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북부의 남코타바토 주정부는 탐파칸 금·구리 광산 프로젝트 진행을 막아왔던 노천광산 개발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윌드레도 몬카노 필리핀 광산지질국(MGB) 국장은 “주의회가 투표를 통해 규제를 없앴다”며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큰 금·구리 광산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탐파칸 프로젝트는 동남아시아 최대 광산 개발 사업이었다. 개발 비용은 59억달러(약 7조5000억원)로 추산된다. 2010년 남코타바토 주당국이 환경단체, 원주민 공동체들 등의 반발에 부딪혀 채굴을 금지했다.

2016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임명한 지나 로페즈 환경장관은 이듬해 노천광산 개발이 미세먼지를 발생시키고 지하수 오염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전국적으로 노천광산 채굴을 불허했다. 불확실성 속에 최대 투자자이자 자원개발업체인 글렌코어는 결국 사업에서 철수했다.

하지만 침체된 광업을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자 정부가 입장을 바꿨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말 노천광산 채굴을 다시 허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차기 필리핀 대통령에 당선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의 입장이 변수다. 마르코스 당선자는 대선 유세 때 노천광산 개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