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세운 소셜미디어 '트루스'와 합병을 앞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트럼프 때문에 파산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나스닥에 상장된 스팩 디지털월드애퀴지션이 16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회사 등록서류를 보면 디지털월드애퀴지션은 주주들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업 파산 이력 때문에 우리도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디지털월드애퀴지션은 트루스를 설립한 트럼프의 TMTG와 올해 하반기 합병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트루스는 미 주식시장에 우회상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스팩(디지털월드애퀴지션)이 합병대상인 TMTG의 사업 안정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보음을 울린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디지털월드애퀴지션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연관된 많은 사업체들이 파산한 바 있다"며 "TMTG라고 안전할 것이란 보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플라자, 트럼프캐슬, 플라자호텔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껏 벌렸다가 청산해야 했던 과거 사업체들을 열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뿐만 아니라 트럼프대학교, 트럼프보드카, 트럼프모기지, 트럼프스테이크 등 대부분 기업들이 모두 짧게는 몇달만에 문을 닫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도 트루스의 향후 성공 가능성에 복병이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위터의 대안으로 표현의 자유를 확실히 보장해주는 전용 SNS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공언하며 트루스를 출범시켰다. 지난해 초 지지자들의 미국 의회 폭동 사건 이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미국의 양대 SNS에서 퇴출당하면서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 맹신론자'인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트위터 이용자들의 자유를 대폭 확장할 경우 트루스의 정체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