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에 세계적인 공급망 위기가 겹치면서 그간 제3국으로 이전했던 일본 제조업체들의 자국 복귀(리쇼어링)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 보도했다.

통신은 자동차 부품에서 화장품,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업종에서 생산시설을 일본으로 이전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도쿄제철의 이마무라 기요시 전무는 중국·동남아시아·러시아 등에서 사업하던 기업들의 자국 복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기업이 일본에 새 공장을 짓기 위한 철강 주문이 올해 들어 30건가량 된다면서 이는 1년 전보다 약 10% 증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저에 공급망 혼란 여파…일본 제조업 자국 복귀 는다
그는 엔화 가치가 너무 떨어져 제3국 생산으로 이득을 보기 어렵기 때문에 일본 복귀를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엔화 가치는 연초 이후 미 달러화 대비 11% 하락해 수입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실제 지난달 28일 일본은행이 국채 금리 목표치를 유지하기 위해 국채 무제한 매입을 매일 실시한다고 선언하자 일본 엔화 가치는 달러당 130엔선을 돌파,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엔화 가치가 올해 들어 급락하기 이전에도 일본 정부가 기업에 자국 복귀를 권유·지원해온 점도 리쇼어링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 경제산업성은 세계적인 공급망 혼란 위험을 완화할 핵심 제품·재료 생산 공장을 일본 내에 짓는 일본 기업에 자금을 지원해왔다.

일본 정부는 작년 11월에는 일본 내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에 7천740억엔(약 7조7천억원) 지원을 승인하기도 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여파와 중국 상하이 봉쇄 등으로 세계 공급망 혼란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

또 일본 기업 해외 공장의 인건비 급등도 일본 내 복귀를 택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 30년 동안 일본 근로자 임금은 거의 변하지 않았지만, 동남아시아 근로자 임금은 대략 3배가 되었다고 이마무라 전무는 말했다.

그러나 스미토모상사 글로벌 리서치의 혼마 다카유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복귀 기업들이 인구 감소·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과 높은 전기요금 등 장애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