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암호화폐(가상화폐) 테라 USD‧루나를 발행한 테라 폼랩스 최고경영자(CEO) 권도형 씨가 한 인터뷰 내용이 재조명 받고 있다.권도형 씨는 지난 5일 체스 관련 인터넷매체 '체스 닷컴'과 트위치 상에서 화상 회의 형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당시 권도형 씨는 "가상화폐 기업이 향후 5년간 얼마나 남을 것이라고 보느냐"라는 미국의 유명 체스 선수 겸 유튜버인 알렉산드라 보테즈 질문에 웃음을 터뜨리며 "95%는 죽을(몰락할) 것이다. 하지만 그걸 지켜보는 일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답했다.그는 95%의 몰락을 언급하며 단호한 느낌을 주려는 듯 화면에 손을 휘두르며 두 차례 언급하기도 했다.이에 보테즈는 권 씨의 발언에 웃음으로 화답했지만 다소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재미있을 거라고요?"라고 되묻기도 했다.하지만 권 씨의 이 같은 발언은 1주일 뒤 테라‧루나의 몰락을 예고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테라 USD와 루나의 가치는 지난 9일부터 떨어졌으며, 12일까지 총 95%가 하락했다.이후 권 대표는 14일 트위터를 통해 "지난 며칠간 UST 디페깅(1달러 아래로 가치 추락)으로 충격을 받은 테라 커뮤니티 회원과 직원, 친구, 가족과 전화했다. 내 발명품이 모두에게 고통을 줘 비통하다"고 밝혔다.이어 "탈중앙화 경제에선 탈중앙화 통화가 마땅하다고 생각하지만, 현재 UST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게 확실해졌다"며 실패를 자인했다.그는 "나를 비롯해 연계된 어떤 기관도 이득을 본 게 없다. 나는 루나와 UST를 팔지 않았다"고 발언하기도 했다.한편 권 대표는 15일 블록체인 커뮤니티 아고라에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도 공개했다.그는 "기존 테라 블록체인을 업그레이드해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세계 최대 코인 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대표는 "(부활 계획은)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루나 코인 관련 커뮤니티에 막말했다는 의혹에 "내 계정이 아니다. 사칭 계정에 법적 조치하겠다"고 밝혔다.한때 시가총액 10위권에 들었던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가 가치 폭락 사태로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15일 '황고은'이라는 이름을 쓰는 사용자가 루나 코인 관련 텔레그램 방에 불만을 터트리며 혐오 발언을 쏟아냈다.그가 "드럼통에 내가 사람 한두 명 죽여본 줄 아나. 서민XX들아" 등의 욕설과 "아내와 레스토랑 화장실에서 XX하겠다", "대화해 주니까 주제도 모른다. 내 구두나 핥아라"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연달아서 하자 네티즌 A 씨는 '황고은'의 사용자 정보에 기재된 전화번호를 저장하고 카카오톡 친구추가를 했다. 놀랍게도 연결된 카카오톡 계정에는 김남국 의원의 사진이 떴다. A 씨는 "혹시나 해 모바일 금융서비스인 토스로 송금을 시도해보니 김남국이라는 실명이 이름이 떴다"고 부연했다. 해당 계정에 김남국 의원 후원 계좌 안내가 있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이 내용은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했고 "김남국 의원이 루나 코인에 투자했다가 막대한 손해를 봤나 보다", "전형적인 일베성 말투가 혐오스럽다", "익명 뒤에 숨어 저런 혐오 발언을 쏟아내고 있었나"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하지만 김남국 의원은 해당 계정이 그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김남국 의원은 한경닷컴에 "저는 제 전화번호로 텔레그램 계정을 계속 사용해왔다"면서 "'황고은' 계정은 제 계정이 아니다. 현직 보좌진은 물론 전직 보좌진 중에도 그런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이어 "아울러 현재 사용하는 텔레그램 계정에 한 번도 후원 계좌를 연결해 본 적이 없다"면서 "카카오톡 프로필도 거의 10년 이상 바꾸지 않고 계속 사용 중이다"라고 해명했다.그러면서 "사칭 계정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실제 김남국 의원 텔레그램 계정에는 전화번호 하단에 휴대전화라고 뜨지만 김남국 사칭 '황고은' 계정에는 전화번호 아래 자기소개라는 설명이 뜬다. 이로 미루어 볼 때 '황고은' 계정주가 자기 소개란에 김남국 의원 실제 전화번호를 적어놓은 것으로 추정된다.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 투자자들이 맡겨놓은 투자금을 영업 재원으로 써온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국산 암호화폐 ‘루나’ 사태로 시장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자금 인출 수요가 몰릴 경우에 대비해 투자자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15일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작년 말 기준 5조5000억원에 달하는 업비트 투자자들의 현금을 별도로 보관하는 대신 대출 등 영업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암호화폐 투자자가 케이뱅크 개인 계좌에 돈을 맡겼다가 본인 인증을 거쳐 업비트에 입금하면 투자금은 법인 계좌로 이체된다. 업비트 이용자가 업비트에 맡겨뒀던 현금을 인출하려고 하면 케이뱅크는 즉각 자금을 뺄 수 있도록 법인 계좌에 현금으로 쌓아둬야 한다. 그런데 투자금을 대출 자금으로 활용하면 뱅크런이 발생했을 때 자금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 케이뱅크 측은 “업비트 예치금은 국공채나 환매조건부채권(RP) 등 고유동성 자산 위주로 관리하고 있다”면서도 “일부 자금이 대출로 나가 있는 건 맞다”고 했다.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의 예금 잔액은 11조3175억원으로 업비트 예치금이 절반에 가깝다. 업계에선 업비트 예치금의 10%가량이 대출로 나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빗썸, 코인원의 법인 계좌를 관리하는 농협은행과 코빗의 계좌를 관리하는 신한은행은 별도 계정을 만들어 투자금을 보관하고 있다.암호화폐 투자자 자금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없다. 법인 계좌인 탓에 업비트 예치금 5조5000억원 가운데 5000만원에 대해서만 예금자 보호가 적용된다. 윤 의원은 “해당 거래소와 제휴 은행은 고객 예치금의 별도 보관을 위한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법인 계좌 발급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은행들이 투자자 자금은 보호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은행들은 거래소로부터 법인 계좌 발급에 따른 수수료로 매년 수백억원의 이익을 보고 있다. 케이뱅크는 업비트로부터 계좌 이용 수수료로 작년에만 292억4500만원을 챙겼다. 케이뱅크 이자이익(1980억원)의 14%로 당기순이익(225억원)보다도 많다. 농협은행(102억4800만원), 신한은행(8억4700만원)도 빗썸과 코인원, 코빗 등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았다.금융당국은 루나 사태를 계기로 암호화폐 투자자 손실과 자금 유출입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12일 암호화폐거래소로부터 루나 보유자와 루나 거래 규모 등에 대해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루나 사태를 유발한 테라재단에 자료를 요구하거나 감독할 권한은 없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금융당국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 필요성이 커진 만큼 국회 입법 논의 과정에서 이번 사태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는 올해 암호화폐를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내용을 담은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마련할 계획이다.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