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법원이 시행 막은 텍사스 주법, 항소심서 인정돼
소셜미디어는 송사 휘말릴 위험…표현의 자유 한계 놓고 논란일듯
美 텍사스주 "페이스북·트위터, 주민들 콘텐츠 삭제하면 불법"
미국 텍사스주(州)가 페이스북·트위터·유튜브 같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콘텐츠를 차단 또는 삭제당한 주민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이들 소셜미디어는 콘텐츠 감시 활동과 관련해 각종 소송에 휘말릴 위험에 노출되면서 소셜미디어상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두고 논란이 일 전망이라고 CNN 방송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작년 9월 주의회를 통과한 텍사스주의 'HB 20' 법안은 폭력 선동·증오 발언 등에 대한 소셜미디어의 콘텐츠 감시 활동을 검열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불법화했다.

월간 이용자가 5천만명 이상인 소셜미디어는 텍사스 주민들의 표현을 차단·금지·삭제·퇴출·탈(脫)수익화·제한·거부·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한 것이다.

이는 소셜미디어가 보수 성향 이용자들의 발언을 억압한다는 공화당의 오랜 주장에 뿌리를 둔 법이었다.

이런 차별을 바로잡기 위해 콘텐츠 감시 활동을 못하도록 한 것이다.

1심 지방법원은 작년 12월 이 법이 위헌이라며 시행을 막았다.

그러나 제5 순회항소법원은 지난 11일 이 판결을 뒤집고 이 법을 인정했다.

이 같은 판결이 나오자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은 승리를 선언했다.

팩스턴 장관은 트위터에 "내 사무실이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를 상대로 또 다른 빅 윈(큰 승리)을 거뒀다"고 썼다.

미국의 소셜미디어들은 그동안 통신품위법 230조의 보호를 받아왔다.

이 법은 이용자들이 제작해 이들 플랫폼에 올린 콘텐츠에 대해 소셜미디어 기업에 법적 책임을 묻지 못하도록 했다.

그 대신 소셜미디어 기업이 해롭거나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콘텐츠를 삭제·차단하는 등 자율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

CNN은 그러나 "이번 텍사스 법은 이 모든 것을 바꿀 태세"라면서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든 그 결과는 혼란이 될 것이라고 법률 전문가들은 확신한 듯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소셜미디어들은 새로운 법률적 위험에 노출되면서 앞으로 비용이 많이 들고 방어하기도 힘든 연쇄적 법률 소송의 파도에 휘말릴 수 있게 됐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 법으로 소셜미디어들이 텍사스에서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와 관련해 큰 불확실성에 휘말리게 됐으며, 온라인 공간의 콘텐츠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하고 있다.

미 해군사관학교의 제프 카서프 법학교수는 이 법이 금지한 활동 중에 소셜미디어에 올린 콘텐츠에 대한 '반(反)증강'(de-boost), '동등한 가시성 거부'(deny equal visibility) 등이 있는데 이런 문구는 의미가 모호해 그 의미를 맘대로 확장하려는 잠재적 소송 원고에 '백지수표'를 주는 결과가 된다고 말했다.

또 만약 소셜미디어가 이 법을 준수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이용한 모든 콘텐츠 여과·감시 활동을 중단한다면 이들 플랫폼이 스팸 콘텐츠나 음란물, 증오 발언의 무차별적 전시장이 될 수 있다고 스탠퍼드대학 사이버정책센터의 대프니 켈러는 말했다.

또 앞으로 이 사안이 연방대법원으로 올라갈 경우 수정헌법 1조가 규정한 표현의 자유와 그 해석에 대한 한바탕 결전이 펼쳐질 수 있을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