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 항구에서 선적해 빼돌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빼돌려 다른 나라에 팔아넘기려 한다는 증거가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고 미국 경제전문 매체 포천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천은 이날 위성 이미지와 우크라이나 당국의 주장 등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관련 정황을 종합하면, 러시아는 자국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곡물을 약탈해 이를 러시아가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 지역의 항구로 운송하고 있다. 러시아산 선박은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싣고 지중해를 항해한다. 이들은 최고가를 부르는 입찰자와 접촉하며 우크라이나산 곡물 판매를 시도한다는 설명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최근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실은 러시아 선박이 지중해에 도착했다"며 "시리아로 향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중동의 다른 나라들로 공급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해상 추적 사이트 플리트몬에 따르면 러시아 선박 마트로스포지니치호는 2만7000t의 곡물을 싣고 지난달 말 크림반도 항구에서 출항했다. 해당 곡물은 러시아군이 훔친 것이라고 우크라이나측은 주장했다.

마트로스포지니치호는 당초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항구로 향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당국이 이집트를 향해 "도난 맞은 곡물을 사들이지 말라"고 요청함에 따라 마트로스포지니치호는 시리아로 항로를 변경했다.

우크라이나는 정작 자국산 곡물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군의 해상 봉쇄와 항구 도시에 대한 폭격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약 2500만톤의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저장고에 갇혀 있는 상태다. 젤렌스키 볼로디미르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러시아 전쟁과 흑해 항구 봉쇄로 절실히 필요한 식량의 발이 묶였다"면서 "전 세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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