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수소 연료 개발을 비판했다. 화석연료 사용과 비효율 등을 이유로 그간 수소 연료에 회의적이었던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머스크는 파이낸셜타임스와 ‘자동차의 미래’를 주제로 화상 대담을 진행했다. 이 대담에서 머스크는 화석연료 사용 감소에 수소 에너지가 도움이 됐는지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이에 머스크는 “아니”라고 단호하게 답한 뒤 “에너지 저장 수단으로 수소는 나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수소 연료 사용은 비효율을 초래한다는 게 머스크의 판단이다. 그는 우선 “수소 (연료)를 액체 형태로 유지하기 위해선 매우 커다란 탱크가 필요하다”며 저장 공간 문제를 꺼냈다. 이어 “수소를 액체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의 양은 어마어마하다”며 “이는 에너지 저장에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멍청한(dumb) 짓”이라고 강조했다.

환경오염과 저효율 문제도 함께 지적했다. 수소는 지구에서 자연 발생하는 양이 적기 때문에 물이나 탄화수소를 분해해 얻게 된다. 탄화수소를 분해하는 경우엔 화석 연료를 쓰게 되니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뿐더러 발전 효율도 떨어진다는 게 머스크의 주장이다. 그는 “물을 전기분해하는 경우에도 에너지 효율이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머스크가 수소 에너지 '무용론'을 꺼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CNBC에 따르면 그는 과거에도 “수소 연료 전지는 지금의 배터리를 이길 수 없다는 게 시간이 지나면 매우 분명해질 것”이라며 수소 에너지 사용에 회의적인 의견을 드러낸 바 있다. 2020년 6월엔 트위터로 “연료 전지(fuel cells)=바보가 판다(fool sells)”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수소 에너지 개발을 조롱했다.

머스크가 경영 중인 테슬라는 전기차를 만들고 있어 수소차 개발업체와 경쟁 관계이기도 하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수소 연료전지를 이용한 차량을 가장 많이 생산한 업체는 현대자동차(1710대)로 시장 점유율 44%를 차지했다. 도요타자동차(1337대), 혼다(154대)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 기간 동안 전세계에 등록된 수소차의 수는 3939대였다. 전년 동기(4050)대비 2.7% 감소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