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의 중립국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 불안이 높아지자 미국 중심의 군사동맹에 합류하기로 한 것이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12일 “NATO에 지체없이 가입하겠다”며 “NATO 가입이 핀란드의 안보를 강화해줄 것”이라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또 다른 중립국인 스웨덴도 오는 15일 NATO 가입 여부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두 국가는 다음주 안으로 NATO에 가입 신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보복 조치를 예고하며 NATO와 핀란드를 압박했다. 이날 핀란드가 NATO 가입 결정을 발표하자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국가 안보에 위협이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해 군사·기술적 방식 등으로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NATO가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위협하기 위해 핀란드에 ‘동맹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설득했다는 게 러시아의 주장이다.

러시아는 유럽 국가에 가스 공급도 중단하기로 했다. 유럽 등 서방권의 제재에 맞불을 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이날 법률정보 공시 사이트에 세계 31개 에너지 기업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이번 제재 명단에는 러시아가 이미 가스 공급을 중단한 폴란드 내 야말-유럽 가스관 운영사 유로폴가즈가 포함됐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의 독일 자회사 가스프롬 게르마니아도 이름을 올렸다.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 헝가리, 루마니아 등 유럽 각국을 비롯해 미국, 싱가포르 등에 있는 가스프롬 게르마니아의 29개 자회사도 러시아의 제재 대상이 됐다. 가스프롬 게르마니아는 지난달 초 러시아 본사가 사전고지 없이 회사 운영을 포기해 독일 정부가 일시적으로 경영을 맡고 있다.

가스프롬 게르마니아는 독일 최대 규모 가스 저장시설을 관할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제재로 유럽 전역에 가스 공급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스프롬은 이날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 공급량이 3분의 1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친러 민군합동정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영토 병합을 요청했다. 양측은 주민투표 절차 없이 지역 정부와 러시아 정부 간 협정에 근거해 헤르손의 러시아 편입을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헤르손은 러시아가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에서 우크라이나 내륙과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있는 요충지다. 러시아군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헤르손을 장악해 친러 정부를 세웠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