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왔지만 미국 중앙은행(Fed) 인사들이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씩 올리는 ‘빅스텝’을 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는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0bp 인상 계획을 세웠으며 향후 회의에서도 이 계획을 반영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이게 좋은 기준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불러드 총재는 ‘금리를 한 번에 75bp 올릴 필요가 있냐’는 질문엔 “내 기본 가정은 아니라는 것”이라며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났다. 불러드 총재는 지난달 18일 “필요하다면 한 번에 75bp 인상하는 것도 배제해선 안 된다”며 Fed 인사 중 처음 ‘자이언트 스텝’ 필요성을 제기했다.

블룸버그는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 가격 움직임을 보면 투자자들도 Fed가 75bp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시장에선 6월과 7월 FOMC에 이어 상황에 따라 9월에도 빅스텝을 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동기 대비 8.3% 상승했다. 전달 8.5%에 비해 상승폭이 둔화됐으나 전문가 전망치인 8.1%보다는 높았다. 이에 대해 불러드 총재는 “물가 상승 압력이 생각보다 더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12일 발표된 미국의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해 동기 대비 11.0% 올랐다. PPI 또한 전월(11.5%)에 비해 상승폭이 줄었지만 전문가 전망치(10.7%)를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를 키웠다.

11일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도 한 행사에 참석해 “5월에 이어 6월과 7월에도 빅스텝 인상하는 계획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우리 목표 수준인 2%로 하락하지 않는다면 좀 더 금리를 올리는 방안을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