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4월 한국증시 6.3조 순매도…아시아서 4달째 자금 유출
지난달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49억7천만달러(약 6조3천억원)가 빠져나가는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에서 4개월 연속 대규모 외국인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융정보 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한국을 비롯한 대만·인도·필리핀·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에서 지난달 외국인이 순매도한 금액은 총 142억2천만달러(약 18조1천억원)에 달했다.

이들 국가 증시의 1∼4월 외국인 순매도 합계는 457억6천만 달러(약 58조3천억원)로, 최소한 2008년 이후 매년 동기 대비 가장 큰 규모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 봉쇄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했다.

시장별로는 한국에서 49억7천만달러가 빠져나간 것을 비롯해 대만에서 88억6천만 달러(약 11조3천억원), 인도에서 22억4천만 달러(약 2조8천억원)가 각각 유출됐다.

한 시장 분석가는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들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미래 기업 이익에 대한 할인율 상승의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대만과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커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또다른 이코노미스트는 한국과 인도 시장 투자자들의 핵심 고려 요소로 인플레이션 심화를 꼽았다.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공급망 차질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8% 뛰었다.

이는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3월 인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0년 10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최고인 6.95%로 치솟았고, 인도 중앙은행은 4일 기준금리인 정책 레포금리를 4.4%로 0.4%포인트 인상했다.

인도의 금리 인상은 2018년 8월 이후 3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되는 동남아시아의 경우 인도네시아와 태국, 베트남 증시에 지난달 각각 15억7천만달러(약 2조원), 2억8천900만달러(약 3천686억원), 1억7천500만달러(약 2천231억원)가 유입됐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