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하기로 합의한 후 트위터에 대한 구직자들의 관심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트위터 재직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머스크의 인수 후 회사의 업무 강도가 세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미 경제전문매체 포천은 6일 구인구직 사이트 글래스도어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24일부터 일주일간 트위터에 대한 구직자들의 관심도가 전월 같은 기간 대비 263% 증가했다고 밝혔다. 트위터 구인 게시물에 대한 하루 평균 접속 건수를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계획이 나오기 전과 비교한 결과다.

포천은 "접속 건수가 실제 입사 지원으로 100% 이어지는 것은 아니고 언론의 관심이 반영됐을 가능성도 높다"면서도 "사람들이 트위터와 관련된 뉴스뿐만 아니라 회사 일자리에도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다니엘 자오 글래스도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당신이 일론 머스크 CEO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그는 그를 위해 일하는 것에 열광하는 많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트위터 내부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트위터는 지난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머스크의 인수는 결과에 상관없이 회사 광고주, 직원, 사용자들을 희생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합병의 결과로 핵심 인력을 유치 및 유지하고 예비 직원을 모집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트위터 직원들의 주의가 산만해지면서 결과적으로 생산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위터 직원들도 동요하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내 문화가 머스크의 등장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포천은 "트위터가 월요일에 쉬는 포커스 주(focus week)를 도입한 것과 달리 테슬라, 스페이스X 등 머스크가 CEO로 있는 회사는 더 큰 이익을 위해 직원들의 희생을 강요한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머스크가 트위터 임시 CEO를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5일 CNBC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마친 뒤 수개월간 트위터의 임시 CEO로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위터의 수익성이 낮고 너무 많은 엔지니어가 충분하게 일하지 않고 있다"면서 "인재를 끌어들이는 자석"으로 회사를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에 필요한 자금 확보 부담도 일부 덜어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머스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와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 등 투자자 19명으로부터 71억4000만달러(약 9조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44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는데 이중 210억달러를 자기자본으로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