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차기 대선주자로 유력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원인에 대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에 동등한 책임이 있다는 발언을 했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룰라 전 대통령은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비전에 나와 연설하고 갈채를 받고 의원들한테서 기립박수를 받는다"며 "이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만큼이나 전쟁에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이 각종 미디어에 나와 우크라이나 지지와 연대를 호소한 것에 대해서 "훌륭한 코미디언이긴 하다만 TV에 나오려고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진지한 대화를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추진에 반대하는 러시아에 양보하고, 푸틴 대통령과 협상을 해 분쟁을 피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룰라 전 대통령은 서방 지도자들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찬양하는 것은 전쟁을 멈추기 위한 비공개 협상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전쟁을 부추기는 것으로 무책임한 행위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정치적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쟁을 부추기는 게 아니라 피하게 만들 수 있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로 날아가 푸틴 대통령과 이야기해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2003∼2010년 브라질 최초의 좌파 성향 대통령으로 재임했으나 부패 혐의로 실형이 선고됐다가 최근 대법원에서 무혐의 판결을 받고 정치활동을 재개한 바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