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22년 만의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지만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 우려를 가라앉히자 안도 랠리를 펼쳤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81% 오른 34,061.06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2.99% 상승한 4300.17에, 나스닥지수는 3.19% 오른 12,964.86에 마감했다. S&P500지수 상승폭은 2020년 5월 이후 최대다.

예상했던 빅스텝이 이뤄지고 추가 금리 인상 공포가 진정되자 간판 기술주가 큰 폭으로 뛰었다. 나스닥 시가총액 1위인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4.10% 올랐다. 메타(옛 페이스북)와 알파벳도 각각 5.37%, 4.20% 상승했다. 테슬라(4.77%) 리비안(6.03%) 등 전기차 관련주도 강세였다. 지난 3일 1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스타벅스와 에어비앤비는 각각 9.83%, 7.71% 뛰었다.

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장 예상 범위 안에서 이뤄지자 투자 심리가 살아났다는 분석이다. 지난달부터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 등 Fed 내부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수도 있다는 매파적(통화 긴축적) 발언이 나왔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Fed가 6월에는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했다. 그러나 파월 Fed 의장은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75bp 금리 인상은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킴 포레스트 보케캐피털 창립자는 CNBC에 “파월 의장이 75bp 인상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날 암호화페도 강세였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비트코인은 5.5% 이상 급등하며 4만달러에 근접했다. 이더리움, 솔라나 등도 가격이 뛰었다. 암호화폐 시장 분석업체 트레이드더체인은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배제한 Fed의 가이던스는 암호화폐와 주식 모두에 상승 요인을 제공한다”고 진단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