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준비 중인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 제재에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EU는 6차 대러시아 제재를 성사시키기 위해 두 국가를 예외로 두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최고위급 인사들은 잇달아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미국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어머니의 날’인 오는 8일 슬로바키아에서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은 EU 집행위원회가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에 러시아 원유 금수에 동참하는 것을 면제해주거나 유예기간을 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2일 보도했다. 두 나라 모두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EU의 러시아 원유 금수 제재에 난색을 표해왔다. 이날 졸탄 코박스 헝가리 총리실 대변인은 “러시아 원유와 천연가스 금수 조치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EU 지도자 중 가장 친러 성향이 강한 인물로 꼽히기도 한다.

EU가 6차 대러 제재에 나서려면 27개 회원국 전체의 동의가 필요하다. 헝가리가 완강한 반대를 이어갈 경우 제재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EU는 헝가리 등에 일종의 ‘우회로’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제재 승인을 이끌어내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EU 대사들은 4일 제재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제재안의 골자는 단계적으로 러시아 원유 금수를 해 올해 말에서 내년 초 본격 시행하는 것이다.

반면 EU의 경제 대국인 독일의 고위 관료들은 러시아 원유 금수에 찬성한다는 공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독일의 원유 수입에서 러시아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쟁 전 35%에서 최근 12%까지 떨어졌다. 이날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부 장관은 “늦여름까지 러시아 원유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고 했다. 아날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장관도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완전히 철수한 뒤에나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미 영부인 사무실은 바이든 여사가 8일 슬로바키아와 우크라이나의 국경 인근에서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애덤 쉬프 미 하원 정보위원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가능성에 대해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핀란드 신문 일타레흐티는 핀란드가 오는 12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신청을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