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스티르스카, 러 네트렙코 하차한 메트 '투란도트' 무대에 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오페라계에서 퇴출된 세계 정상급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를 대신해 우크라이나 출신 가수가 뉴욕메트로폴리탄(메트)의 오페라 무대에 올랐다.

그는 공연 후 커튼콜에서 우크라이나 국기를 두르고 등장해 갈채를 받았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열린 메트의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에 우크라이나 소프라노 류드밀라 모나스티르스카가 투입됐다.

모나스티르스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안나 네트렙코가 빠지면서 그를 대신해 주인공 투란도트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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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네트렙코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를 철회하라는 메트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다가 퇴출됐다.

모나스티르스카는 공연을 앞두고 최근 인터뷰에서 자신의 부모와 아들을 비롯한 가족이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다고 전하고 "매분, 매초 그들을 생각한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공연이 끝난 후 커튼콜에서 우크라이나 국기를 몸에 두르고 나와 큰 박수를 받았다.

네트렙코는 지난 3월 무대에 돌아가기 위해 "무의미한 전쟁에 반대하고 있으며, 우리 모두를 구하기 위해 러시아에 즉각 전쟁을 멈출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지만 푸틴 대통령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네트렙코는 서구권에서 여러 일자리를 잃고서야 푸틴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다만 네트렙코는 모나코 몬테카를로에서 지난달 30일 공연된 푸치니의 또 다른 오페라 '마농 레스코'에서 주연을 맡는 등 일부 지역에서 활동을 재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세계 예술계에서는 푸틴 대통령을 지지해온 러시아 거장들이 줄줄이 퇴출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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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뮌헨시는 2015년부터 뮌헨필하모닉을 이끌었던 러시아 출신 세계적인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를 해고했다.

게르기예프는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오케스트라인 로테르담필하모닉에서도 퇴출됐다.

게르기예프는 푸틴 대통령 지지 발언을 해왔으며, 2014년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합병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데니스 마추예프도 갑자기 연주가 취소되는 수모를 겪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