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 유사사태 염두…美국가방위전략처럼 비공개 검토
日, 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 검토 중…안보전략 검증 어려워질 듯
"일본 방위대강 대신할 새문서 일부 비밀지정 방안 부상"
일본 정부가 방위 지침인 '방위계획의 대강'(방위대강)을 대신할 새로운 문서를 만들어 일부를 비밀로 지정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러시아, 북한 등과 관련된 유사(有事·전쟁이나 큰 재해 등 긴급사태가 벌어지는 것)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작전을 담은 비밀문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이런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고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이는 대부분이 비밀로 지정된 미국 국가방위전략(National Defense Strategy·NDS)을 모방한 구상이다.

NDS는 원칙적으로 비공개이며 일부 내용이 요약판으로 공개된다.

방위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집권 자민당의 한 국회의원은 "NDS와 같은 문서는 필수다.

중국·러시아나 북한에 대한 구체적 대응책을 다듬어 외교·방위당국자 간에 공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방위대강 대신할 새문서 일부 비밀지정 방안 부상"
일본은 현재 방위대강을 공개하고 있으나, 만약 이를 대신하는 새로운 문서를 만들어 특정비밀보호법에서 규정한 특정비밀로 지정하면 중요 정보가 장기간 공개되지 않게 된다.

비공개 문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일본 정부가 외교·안보 전문가를 상대로 실시한 비공개 의견 청취에서 제기됐으며 자민당이 일본 정부에 정식으로 요구했다.

올해 2월 7일 회의 출석자 중 한 명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나 대만을 둘러싼 전투 방식은 비공개인 국가방위전략으로 정하면 좋지 않겠냐"며 비밀 문서화를 요구했다.

"일본 방위대강 대신할 새문서 일부 비밀지정 방안 부상"
이보다 닷새 앞서 실시된 의견 청취에서는 "목표로 하는 것을 모두 담은 비밀 버전의 국가안보전략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자민당은 지난달 27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 제출한 제언에서 "위협 대항형 방위 전략에 초점을 둔 문서를 마련해야 한다"며 방위대강을 폐지하고 미국으로 치면 NDS에 해당하는 새로운 문서인 '국가방위전략'을 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판 NDS를 만들어 핵심 내용을 공개하지 않을 경우 일본 안보 전략에 대한 검증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자국에 대한 미사일 공격 등을 제지하겠다며 상대의 영역 바깥에서 타격하는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일본 방위대강 대신할 새문서 일부 비밀지정 방안 부상"
결론은 방위대강, 국가안보전략, 중기방위력정비계획 등 올해 말 완료를 목표로 개정을 추진 중인 안보 관련 문서 3종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보유하는 것이 일본이 패전 후 수십 년간 유지해 온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과 양립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자민당은 논란을 피하고자 '반격 능력'으로 명칭을 바꾸자고 제한한 바 있다.

전수방위는 무력 공격을 받았을 때 비로소 방위력을 사용하고 실력 행사 방식도 자위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 그치도록 한다는 원칙이다.

교도통신은 "국민의 합의 형성이 없어서는 안 될 외교·안전보장의 주요 방침을 공개에서 일부 비공개로 전환하는 것이 타당한지, 그럴만한 효과가 있는지 균형을 고려할 책임이 있다"고 논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