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이 주요국 중앙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엔화가치가 달러당 130엔을 넘어섰다.

일본은행은 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단기금리를 연 -0.1%, 장기금리를 연 ±0.25%로 유지했다. 또 10년 만기 국채를 연 0.25% 금리에 무제한 매입하는 공개시장운영을 매일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장기금리가 연 0.25%에 근접할 때에 한해서만 세 차례에 걸쳐 실시했다. 금리가 연 0.25%를 웃도는 거래의 수요 자체를 없애 장기금리를 일본은행 목표치인 연 0.25% 이하로 묶어두려는 정책이다.

일본은행이 가격지정 공개시장운용을 매일 시행하는 것은 2016년 9월 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일본은행이 시장의 예상과 반대로 ‘나홀로 금융완화’를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는 분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엔화 가치를 방어하는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은행이 현재의 엔화 급락과 물가 상승을 일시적인 요인으로 보기 때문에 금융완화 정책을 조정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일본은행이 기대했던 환율 대책 대신 가격지정 공개시장운영을 매일 실시한다고 발표한 직후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값은 2002년 4월 이후 20년 만에 130엔선을 넘어섰다(엔화가치 하락).

일본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9%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종전 예상치(1.1%)보다 0.8%포인트 상향한 수치다. 올해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3.8%에서 2.9%로 하향 조정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