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막말·비난 트윗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트위터 인수 때 트위터를 비방하는 트윗을 올리지 않겠다는 이색 약속을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관련 공시를 보면 "지분 투자자는 회사(트위터)나 회사 대리인을 비방하지 않는 한 이번 합병 또는 계획된 거래에 대해 트윗을 올릴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이는 머스크가 트위터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내용에 일종의 제한을 둔 것이다.

440억달러(약 55조원)나 들여 회사를 인수하려는 사람이 해당 회사를 공개적으로 비방할 수 없게 금지하는 일이 통상적으로는 불필요하겠지만, 머스크가 최근 한 달 동안 트위터나 트위터 상품을 비판하는 트윗을 너무 많이 올렸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실제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의향을 밝히기 전인 지난달부터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 원칙을 지키지 않아 민주주의를 약화시킨다고 비판했다.

또 트위터 이사회가 자신의 인수 제안에 대한 대응 조치로 '포이즌 필'을 시행하기로 하자 "만약 인수에 성공한다면 이사회 급여는 0달러가 될 것"이라고 위협하고, 트위터가 머스크의 인수를 막기 위해 부정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는 음모론에 동의하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머스크의 트윗 '입단속'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머스크는 2018년 테슬라의 상장 폐지를 검토 중이라는 트윗을 올렸고, 그로 인해 테슬라 주가가 요동을 치자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증권사기 혐의로 피소됐다.

이후 머스크는 테슬라의 재무 상태, 잠재적 인수·합병(M&A) 등 회사 관련 트윗을 올릴 때 사내 법무팀의 '승인'을 받기로 SEC와 합의했다.

머스크는 이런 조항에도 불구하고 이날 트위터의 비자야 가데 최고법률책임자(CLO)를 겨냥한 듯한 트윗을 올렸다.

이 트윗은 "진실한 보도를 하는 언론사의 트위터 계정을 정지한 것은 엄청나게 부적절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블룸버그는 해당 언론사와 보도는 2020년 뉴욕포스트가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아들 헌터 바이든과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 간 추문을 다룬 기사였다고 설명했다.

트위터는 뉴욕포스트의 계정을 정지했다가 민주당 후보에 불리한 정보를 검열했다는 비판을 받고서는 정지 조치를 풀었다.

머스크의 이 트윗은 가데 CLO가 최근 한 회의에서 회사가 머스크에게로 넘어가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울었다는 기사에 대한 대응이었다.

머스크, 트위터 인수 계약하며 "회사 비방 트윗 안하겠다" 약속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