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상하이에 이어 수도 베이징도 일부 지역이 사실상 봉쇄됐다. 인구 350만 명의 베이징 차오양구(區)는 25일 일부 감염 확산 우려 지역을 중심으로 약 15㎢ 면적을 임시 관리통제구역으로 설정했다. 중국의 봉쇄 지역이 확대됨에 따라 중국과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베이징에서는 지난 22일부터 현재(25일 오후 4시 기준)까지 차오양구 등 8개 구에서 모두 70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다. 가장 많은 감염자가 나온 차오양구에서는 밀접 접촉자만 2116명에 달해 감염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관리통제구역으로 설정된 차오양구는 한국 교민을 비롯해 외국인이 다수 거주하고 있으며 한국 대사관, 주요 기업 본사가 모여 있다. 관리통제구역에 사는 주민은 해당 구역 밖으로 나가지 못하며 필수적인 사유가 아니면 거주 단지 밖으로도 나가지 못한다. 기업들은 원칙상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 식당, 영화관, 도서관, 미술관, 박물관, PC방 등은 문을 닫는다. 다만 기본 생필품을 판매하는 상점과 슈퍼마켓, 병원 등은 정상 운영된다.

차오양구는 25일과 27일 해당 구역 내 인원에 대해 두 차례 전수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시행해 전원 음성이 나오면 관리통제구역 지정을 해제하기로 했다. 감염자와 밀접접촉자가 빠르게 늘자 베이징에서는 상하이처럼 도시가 봉쇄될 것이라는 공포가 퍼지면서 슈퍼마켓과 대형마트 등에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인구 2500만 명의 상하이는 지난달 28일 도시가 봉쇄돼 한 달 가까이 상당수 주민이 집에 갇혀 있는 상태다. 봉쇄 발표 전날까지도 “봉쇄는 없다”는 시 당국의 발표를 믿었던 시민들은 갑작스러운 봉쇄 결정에 식료품을 구하지 못해 발을 굴렀다.

봉쇄 29일째인 상하이의 하루 사망자 수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전날 상하이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집단감염 발생 이후 가장 많은 51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사망자 수는 138명으로 늘었다. 전날 상하이의 신규 감염자 수는 1만9455명(무증상 감염자 1만6983명)으로 여전히 2만 명 안팎이다. 중국 전체 신규 감염자 수는 2만194명(무증상 감염자 1만7528명)이었다.

베이징 일부 지역의 봉쇄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경제 피해가 커질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며 중국 주식과 위안화 가치는 일제히 급락했다. 역내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4월 이후 1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