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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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다음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각각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동을 진행한다.

두달째로 장기화하고 있는 전쟁을 멈출 양국의 합의점이 구테흐스 총장의 중재 노력을 통해 나올 지 주목된다.

에리 가네코 유엔 부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26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난다고 발표했다.

유엔과 크렘린궁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오는 26일 모스크바에 도착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오찬도 함께한 뒤 푸틴 대통령과 회동한다.

양측은 "푸틴 대통령이 구테흐스 사무총장을 맞을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구테흐스 총장과 푸틴 대통령의 회동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가네코 부대변인은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에 시급히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관해 대화하기를 바란다"면서 "총성을 멈추기 위해 바로 당장 취해야 할 조치를 논의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러시아 정교회 부활절을 맞아 나흘간의 '인도주의적 휴전'을 촉구했지만,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유엔은 28일 우크라이나도 방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과 실무회담을 한 뒤,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만날 예정이다.

그는 유엔기구 직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 확대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방문은 그가 지난 19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주유엔대표부를 통해 양국 정상에게 각각 회담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면서 성사됐다.

러시아가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푸틴 대통령이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접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이번 침공이 유엔 헌장에 위배된다고 발언한 후 푸틴 대통령은 그의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지난달 26일 한 차례 통화한 것 외에 거의 접촉이 없었다고 AFP통신은 설명했다. 러시아의 올해 2월24일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은 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전쟁을 피해 해외로 피란한 우크라이나인은 500만명을 넘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화협정은 일부 진전을 보였지만, 러시아의 민간인 대량학살 정황이 포착된 이후 교착상태에 들어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북부에 있는 수도 키이우를 전쟁 초기에 점령하려다 실패했다. 점령지와 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의 거점이 있는 남부와 동부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늘리고 있어, 지금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전투가 격화할 우려도 나온다. 유럽은 이번 전쟁 때문에 러시아의 세력확장 우려를 둘러싼 직접적인 안보 우려를 겪고 있다. 세계는 신냉전 기류가 완연해지고 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