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bp는 새로운 25bp"…커지는 75bp 금리 인상론

미 중앙은행(Fed)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75bp(1bp=0.01%포인트)씩 올릴 것이란 월가의 관측이 강해지고 있다. 예상보다 더 공격적인 긴축이 진행될 경우 미 증시가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20일(현지 시각) "노동 시장이 너무 뜨겁다. 50bp가 5월 회의 테이블에 있을 것이다. 한번 혹은 그 이상 올릴 수 있다"며 '빅 스텝'을 밟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이와 관련,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과거 75bp를 올린 적이 있지만, 세계는 망하지 않았다"라며 75bp 인상 가능성을 또다시 제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보고서를 내고 "75bp는 새로운 25bp"라고 주장했다. 지난 20년간 Fed는 기준금리를 올릴 때 25bp씩 인상해왔고 시장은 이번에도 그럴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금은 25bp가 아니라 75bp씩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얼마 전 '50bp는 새로운 25bp'라는 제목을 단 보고서를 내놓았는데, 한 달도 안되어서 또다시 바꾼 것이다. 마이클 하넷 전략가는 "극단적인 인플레이션 환경 속에서 Fed가 긴축을 본격화하면서 금리 충격이 이제 막 시작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무라는 Fed가 5월에 50bp 인상을 한 뒤 오는 6월과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두 번 연속 75bp를 올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롭 수브라만 채권 전략가는 "임금-물가의 나선형 상승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가능한 한 신속히 중립 금리 수준으로 높이려면 Fed가 더욱 선제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Fed가 75bp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인정하진 않고 있지만, 지금처럼 높은 인플레이션 체제에서는 포워드 가이던스가 바뀌었다고 믿는다. 경제 지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더 민첩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CB의 크리스토퍼 바루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Fed는 정치적, 경제적 이유로 빠르고 강하게 긴축할 수밖에 없다"라고 분석했다. 경제적으로는 Fed의 목표를 훨씬 넘는 인플레이션 속에 임금-물가 나선형 상승 위험이 커지고 있고, 노동시장은 실업률이 보여주는 것보다 더 뜨겁기 때문에 Fed가 쉽게 긴축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또 정치적으로는 높은 물가로 인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으로 추락했기 때문에 Fed가 공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바루드 이코노미스트는 Fed가 적어도 5, 6, 7월에 50bp씩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며, 금융 여건에 따라 6월부터 75bp를 인상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Fed가 75bp씩 금리를 올린다면 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모두가 증시 상황을 좋지 않고 보고 있지만, 대규모 자금 이탈은 이제 막을 올렸다"라고 주장했다. 20일까지 지난 한 주 동안 미국 대형주 펀드에서는 196억 달러가 유출됐다. 2018년 2월 이후 가장 큰 유출 규모다. 올해 들어 그 직전까지는 모두 1000억 달러의 자금이 미 증시에 유입됐었다. 하넷 전략가는 "나쁜 투자자 심리 속에서도 인플레이션 정점 기대와 전쟁 공포의 완화 속에 '베어마켓 랠리'가 나쁘지 않았는데, 이제 강한 긴축으로 인해 S&P500 지수는 4200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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