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에서 통화당국의 더 강한 긴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자문은 18일(현지시간) “물가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미 중앙은행(Fed)이 아예 근원 물가 목표치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공개했다.

Fed의 물가 목표는 개인소비지출(PCE) 근원 가격지표 기준 2%다. 목표치를 현행 2%에서 3%로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엘-에리언의 설명이다.

그는 “미 고용 시장이 워낙 빠듯하기 때문에 또 다른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Fed가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조금 둔화할 물가가 연말에 또 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업들이 사람을 구하지 못해 경쟁적으로 임금을 높이고 있는데, 결국 소비자에 비용이 전가될 것이란 취지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수석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이 기업 수익에 더 이상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물가의 긍정 효과가 피크를 찍었다”며 “1분기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실망스러울 수 있다”고 했다.

얀 해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Fed가 연착륙하기엔 험난한 과정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15%(12개월 내)~35%(24개월 내)로 봤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 8.5%까지 급등했다. 미 중앙은행(Fed)의 가파른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 8.5%까지 급등했다. 미 중앙은행(Fed)의 가파른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해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다만 침체를 피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같은 골드만삭스의 조셉 브릭스 이코노미스트도 “침체가 오더라도 완만한 침체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Fed 내 대표적인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통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는 종전보다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불러드 총재는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연 3.5%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며 “한 번에 75bp(0.75%포인트) 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Fed 금리는 연 0.25~0.5%다. 연말까지 3.5%로 올리려면 앞으로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마다 50bp씩 금리를 높여야 한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