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폭로하는 쇼트 셀러…"'대참사' 예방해 투자자 보호" 1937년 독일에서 출발해 대서양을 건너 미국 뉴저지에 온 독일 비행선 힌덴부르크호가 착륙하다 원인 모를 불길에 휩싸였다. 설계대로라면 비행선엔 안전한 헬륨이 차 있어야 했지만, 당시 비행선을 띄운 기체는 폭발력이 강한 수소였다. 불길은 삽시간에 번졌고 당시 승객 90명 가운데 35명이 숨졌다. 이 사고는 지금도 영어권에서 참사의 대명사처럼 거론된다. 힌덴부르크라는 이름이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는 물론 전 세계 경제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참사의 이름을 사명으로 가져다 쓴 '힌덴버그(힌덴부르크의 영어식 발음) 리서치' 때문이다. 공매도 투자자 네이선 앤더슨이 설립한 힌덴버그는 이른바 '행동주의 쇼트 셀러' 회사다. 쇼트 셀러는 공매도 투자자를 일컫는 용어다. 공매도는 주식 등 증권의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 기법으로, 주가가 내려갈수록 이익이 난다. 쇼트 셀러 중에서도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힌덴버그는 투자 대상 기업을 샅샅이 분석한 뒤 경영 부실, 부정행위 의혹 등을 폭로해 주가를 적극적으로 끌어내리는 방식을 쓴다. 힌덴버그가 최근 집중 조명받는 것은 인도 거대 기업인 아다니 그룹을 정면으로 겨냥하면서다. 힌덴버그는 아다니 그룹에 대한 공매도 보고서를 내고서 그룹이 주가조작과 분식회계를 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재무 기반이 불안정하고 주가가 고평가됐다면서, 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면 그룹 7개 상장사의 주가는 85% 이상 내려가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힌덴버그 스스로 아다니 그룹의 주가 하락에 베팅한 사실도 공개했다. 일단 시장은 힌덴버그의 예측대로 돌아가
방역 데이터 감소·변이 바이러스 진화로 불확실성 증대…"신중한 탐색 필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3년간 이어온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기로 한 데는 중국발 방역 변수와 변이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진화, 부족한 방역 데이터 등이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백신·치료제 보급과 각국의 방역 노력 속에 3년 사이 코로나19의 위험성이 많이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당장 경계수위를 낮췄다간 큰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 요인들이 최근 속출하면서 신중론이 다시 설득력을 얻게 됐다는 것이다. ◇ "끝이 보인다" 말한 적 있지만…중국 확진자 급증세가 변수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총장은 작년 9월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을 끝낼 위치에 우리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지만, 끝이 보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작년 말 회견에서는 "내년에는 코로나19에 대한 PHEIC가 해제되길 희망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하위 변이를 만들어내며 면역 회피력과 확산력을 키우는 점이 문제였지만 위험도가 낮아진다면 머지않아 PHEIC는 해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뉘앙스로 받아들여졌다. 여기에는 코로나19 위험도를 가늠하는 중요 지표인 사망자 수가 지난해 감소세를 보인 점이 요인으로 작용했다. 작년 초 7만명에 이르던 주간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작년 하반기부터는 1만명대에서 유지되면서 위기감이 낮아졌다. 그러나 작년 말 방역 규제를 완화하면서 감염자 급증세를 보인 중국의 상황이 심상치 않았다. 인구 14억명이 넘는 중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무더기로 나온다는 소문은 퍼졌는데, WHO에는 중국 당국의 방역 데이터가 전달되지
지난해 홍콩의 외환기금이 관련 기록이 공개된 지 22년만에 사상 최대인 31조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홍콩금융관리국(HKMA·중앙은행격)은 30일 작년 홍콩달러를 방어하기 위한 외환기금이 2천24억 홍콩달러(약 31조 7천40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HKMA가 연간 외환기금 운영 결과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대이자, 역대 세번째 손실이다. 앞서 홍콩 외환기금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750억 홍콩달러(약 11억7천600억원)의 손실을 봤고, 중국 주식 시장이 붕괴했던 2015년 158억 홍콩달러(약 2조4천7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21년에는 1천919억 홍콩달러(약 30조900억원)의 흑자를 냈다. HKMA는 지난해 글로벌 금융 시장의 '퍼펙트 스톰' 기간 외환기금이 기록적인 손실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에디 웨 HKMA 국장은 지난해 11월 입법회(의회)에 출석해 부동산·채권·외환시장이 동시에 악화하면서 외환기금이 상당한 손실을 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홍콩 외환기금은 지난해 4분기에는 764억 홍콩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4분기 흑자가 앞선 3분기 연속 적자를 상쇄하지는 못했으나, 그 덕에 HKMA가 분기별 결과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사상 첫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면했다. 올해 전망은 낙관적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하고 지난 8일 국경을 다시 열면서 이달 홍콩 증시가 11개월만에 최고치로 상승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올해 외환기금의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