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도시 봉쇄 여파…中, 소비자물가 '꿈틀'
주요국 인플레이션이 가중되는 가운데 중국의 3월 물가상승률도 예상치를 웃돌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연료비와 교통비가 큰 폭으로 뛰었다. 상하이 등 주요 도시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음식 재료 가격도 꿈틀대고 있다.

봉쇄 2주째에 접어든 상하이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더 늘어났으며 상하이 인근 도시들도 추가 봉쇄에 들어갔다. 광저우는 초·중·고교 전체가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다.

중국 정부, 기준금리 인하 시사

전쟁·도시 봉쇄 여파…中, 소비자물가 '꿈틀'
중국 국가통계국은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1.5%로 집계됐다고 11일 발표했다. 1~2월 두 달 연속 0.9%를 유지하다가 3월에 큰 폭으로 뛰었다. 이 같은 상승률은 경제매체 차이신이 14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예상치인 1.3%를 웃돌았다.

CPI를 구성하는 8대 분류 가운데 식품·주류를 제외한 7대 부문의 물가가 뛰었다. 식품류에서도 중국인의 식생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돼지고기가 41.4% 내린 것을 빼면 채소(17.2%) 달걀(7.0%) 과일(4.3%) 곡식(2.0%) 등 대부분 품목이 올랐다. 중국 돼지고기 가격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유행이 마무리된 지난해 상반기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교통연료비가 24.1%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수도 전기 가스 등 유틸리티 비용도 4.3% 뛰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주요 도시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에 들어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생필품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에는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연간 CPI 상승률이 0.9%에 그쳤다.

도매가격인 생산자물가지수(PPI)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3월 PPI 상승률은 8.3%로 시장 예상치인 8.1%를 웃돌았다. 전월 8.8%에 비해선 내려갔으나 여전히 낮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의 PPI는 지난해 5월부터 10개월 연속 8%를 넘었다.

PPI를 구성하는 30개 업종 가운데 철광석(-7.1%)을 뺀 29개 업종의 물가가 뛰었다. 석탄류가 53.9%, 원유·천연가스가 47.4% 급등했다. 석유가공제품은 32.8%, 화학제품 15.7%, 비철금속은 12.7% 등으로 집계됐다.

경기가 식어가는 가운데 물가가 뛰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리커창 총리는 이달 초 국무원 상무위원회에서 “적절한 시기에 통화정책 수단을 쓰겠다”며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중국은 지난 12월과 1월에 기준금리를 내렸고 2월과 3월에는 동결했다. 오는 20일 인민은행이 다시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포산도 코로나19 전수검사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중국에서 2만7509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상하이에선 2만6087명이 나왔다. 모두 최고 기록이다.

상하이시는 이날 오전까지 이틀에 걸쳐 시민 2512만 명의 핵산검사를 했다. 이번 핵산검사 결과를 토대로 14일 이상 감염자가 없는 지역부터 차례로 이동 제한을 해제할 계획이다.

봉쇄식 관리는 상하이 인근 도시로 확산하고 있다. 상하이와 서쪽으로 경계를 맞대고 있는 장쑤성 쑤저우는 지난 4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온 이후 관할 위성도시를 차례로 봉쇄하고 있다. 인구 230만 명의 쿤산시가 애초 8일까지이던 봉쇄를 12일로 연장한 데 이어 80만 명의 타이창도 10일부터 봉쇄에 들어갔다. 쑤저우에는 전자·자동차 부품 공장이 밀집해 있어 관련 산업에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광둥성 광저우는 전날 시민 전수검사 계획을 내놓은 데 이어 이날부터 1주일 동안 모든 초·중·고교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광둥성의 제조업 중심도시 중 하나인 포산시도 이날부터 시민 전원 핵산검사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