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연비 높이고 싶다면?…"팝송보단 클래식 들어보세요"
클래식 음악이 전기자동차 운전 효율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른 선율과 느린 박자가 운전자의 심리를 안정시켜 집중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자동차 전문매체 카쿱스, 클래식전문매체 클래식fm 등 외신에 따르면 클래식을 감상하면서 운전하면 박자가 빠른 팝송을 들을 때보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게 된다는 실험 결과가 발표됐다.

실험 방식은 이렇다. 실험에 참가한 운전자들은 기아차가 최근에 출시한 전기자동차 EV6-Line S를 타고 29㎞를 주행했다. 이 모델은 메리디안의 오디오 시스템이 탑재됐다. 볼륨과 음향설정을 일정하게 맞춘 뒤 운전자들을 모았다.

모두 전기차를 처음 타보는 운전자들이 실험에 참가했다. 도심, 시골길, 고속도로 등 다양한 상황을 가정하고 운전 경로를 추적했다. 운전자들에겐 '엠파티카 E4'란 의료기기를 장착해서 체온, 심박수, 전자기파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했다.

운전자들에겐 순서대로 다채로운 장르의 노래를 들려줬다. 아델의 '헬로', 칸예 웨스트의 '페이드', 위캔드의 '블라인딩 라이츠',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티쇼의 '어웨이크', 안나 메레디스의 '나우틸리우스' 등이다.

결과는 베토벤의 압승이었다. 베토벤 합창교향곡을 들으며 달린 운전자들이 다른 노래를 들을 때보다 4배 이상 효율적으로 차를 몬 것이다. 고요하게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덕에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소모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빠른 박자의 위캔드 노래를 들을 때에는 다른 노래들에 비해 연비가 절반으로 떨어졌다. 아델이 부른 발라드 곡은 평균 수준이었지만, 선율이 급격히 치솟는 '크레센도' 구간에선 난폭운전 성향이 연비가 줄었다.

이번 실험은 영국 샐퍼드대학에서 공학과 음향과학을 연구하는 던컨 윌리엄스 교수가 주도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이틀동안 실험을 지속한 결과 음악과 운전 행태 사이에 상관관계가 나타났다"며 "노래가 달라질 때마다 신체의 전기적 신호와 체내 혈액량이 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연비를 더 효율적으로 바꾸려면 베토벤과 같은 클래식을 듣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