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글로벌 자본 조달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간) 리피니티브 자료를 인용해 “올해 1분기 회사채 발행, 대출,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세계 기업들이 조달한 자본 규모가 2조3000억달러(약 2800조원)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6년 만의 가장 적은 규모로, 작년 1분기에 비해 9000억달러 급감했다.

연일 치솟는 물가와 미국 중앙은행(Fed)발 긴축 드라이브, 변동성이 극심한 자산 가격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이로 인해 기업들의 IPO와 회사채 발행 일정이 지연됐다는 설명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국제 정세가 불안정해진 점도 자본시장을 위축시켰다. 씨티그룹의 글로벌 채권시장 책임자 리처드 조그헤브는 “지난 1분기 가장 심각하게 고려된 요인은 변동성”이라며 “주식시장이 요동치는 급등락장은 자산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공모시장 데뷔를 통한 자본조달 규모는 1310억달러에 그쳤다. 전년 동기의 절반 수준이다. FT는 “이마저도 주로 아시아 기업들이 대규모 상장에 나선 덕분”이라며 “올해 상위 15개 IPO 대어 중 9곳이 아시아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선 1월 이후 IPO에 나선 기업이 24개에 불과했다. IPO 금액은 2008년 금융위기 후 최저치로 쪼그라들었다. 미국 회사채 발행 규모도 전년 1분기에 비해 7% 감소한 1조3600억달러에 불과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 100개 기업이 450억달러 이상의 자금 조달 계획을 연기하거나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49곳에 달하는 미국 기업이 IPO와 인수합병(M&A) 등을 미룬 것으로 나타났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