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공중압박 강화…"방공구역 침입 250차례로 배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대만의 안보 위기감이 부쩍 높아진 가운데 중국이 올해 군용기를 동원한 대만 공중 압박 강도를 크게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전날 입법원(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올해 들어 3월 22일까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침입한 중국 군용기가 250여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0여차례 증가했다고 공개했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이 방공식별구역 침입과 심리전 및 인터넷 여론전 등을 혼합하는 방식으로 대만의 사기를 꺾고 군사적 위협도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대만군이 확고한 전비 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전 국민적 차원의 대항 의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독립 추구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이 2016년 집권하고 나서 중국이 군사·외교·경제 등 전방위로 대만을 거칠게 압박하면서 '92 합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 이후 장기적으로 회복기에 있던 양안 관계는 이제 전쟁 가능성이 공공연히 거론될 정도로 악화했다.

중국은 대만 주변의 바다와 공중에서 다양한 무력 시위성 군사 활동을 끊임없이 벌이고 있는데 전투기, 폭격기, 정찰기, 조기경보기, 무장 헬리콥터 등 다양한 군용기를 총동원한 공중 무력 시위는 대만에 특히 큰 압박감을 준다.

중국 전투기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의 실질적 경계선인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서면 약 200초 안에 대만 수도권 상공에 닿을 수 있기 때문에 대만 공군은 중국 전투기가 접근할 때마다 침공 의도를 배제하지 않고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

2020년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한 중국 군용기는 약 380대였지만 2021년에는 961대로 급증하는 등 중국은 2020년 이후 대만 공중 압박 강도를 눈에 띄게 끌어올렸다.

이는 대만에 심리적 압박감을 주는 동시에 장기간에 걸쳐 대만 공군의 피로도가 쌓이게 해 실제 침공 때 방어 태세를 낮추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중국은 건국 기념일인 '국경절' 연휴 기간인 작년 10월 1∼4일 군용기 총 149대를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시키는 전례 없는 대규모 무력 시위를 벌여 전쟁 위기감을 고조시킨 바 있다.

1949년 국공내전에서 패한 장제스(蔣介石·1887∼1975)가 이끄는 국민당이 대만으로 패퇴한 이후 중국은 대만을 실질적으로 지배하지 못하고 있지만 대만을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수복해야 할 자국의 한 개 성(省)으로 여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