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중순부터 투어 재개…신청후 티켓 얻으면 업무공간 빼고 관람
검문 후 영부인 집무실있는 이스트윙으로 입장…휴대전화 촬영 가능
접견실·가족영화관 관람…음식물·가방 반입 불가, 곳곳에 보안요원
[백악관 담장은] ② 서재에서 만찬장까지 시민에 최대한 공개
'백악관은 미국 대통령과 그 가족이 살고 일하는 곳이지만, 모든 미국인이 일체감과 소속감을 느끼도록 우리가 희망하는 국민의 집이기도 하다'(백악관 홈페이지의 백악관 소개 글 첫머리)
백악관은 굳이 내부로 안 들어가더라도 쇠 파이프 형태의 철제 담장이 처진 밖에서 건물 자체를 볼 수 있는 개방형 구조다.

하지만 내부 투어를 하면 백악관을 더 가깝게 체감할 수 있다.

'열린 백악관'의 가장 상징적인 창구는 백악관 투어로, 누구에게나 문호가 열려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백악관 담장은] ② 서재에서 만찬장까지 시민에 최대한 공개
백악관 투어는 거주지의 하원의원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예컨대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에 살고 있다면 이곳을 지역구로 둔 게리 코널리 하원의원의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는 식이다.

미국 시민이 아니라 잠시 머물다 가는 외국인이라면 워싱턴DC 하원의원 사이트에서 신청할 수 있다.

자신이 방문하고자 하는 날짜보다 최소 3주 이상에서 3개월 사이에 신청하면 백악관의 서류 추가 검사를 통해 선착순으로 입장권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백악관은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중단했던 투어를 2년여 만인 다음 달 15일부터 재개한다.

매주 금, 토요일 오전 8시부터 낮 12시 30분까지 입장이 10여명 단위로 허용된다.

이렇게 입장권을 손에 쥐면 해당 날짜에 백악관을 찾아가기만 하면 된다.

정해진 시간보다 15분 전에 백악관 방문자 출입구 앞에 대기해야 한다.

평소엔 사람이 많아 줄을 한참 서야 해 좀 더 일찍 도착하는 게 유리하다.

방문객은 백악관 동쪽에 위치한 재무부 남쪽의 방문객 입구를 통해 들어간다.

백악관과 재무부 사이의 폐쇄된 짧은 도로인 '이스트 이그제큐티브 애비뉴'를 따라 보안 수속을 밟는다.

투어를 확정받은 메일을 보여주고 신원 체크를 통과하면 보안 검색대가 나온다.

여기서 보안 검색을 받으면 비로소 백악관에 발을 내딛게 된다.

경내에는 가방이나 음식물, 물, 큰 사진기 등은 반입이 금지된다.

대신 휴대전화는 들고 입장할 수 있다.

휴대전화로 얼마든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의미다.

관람 중에 건물 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어서 입장 전에 방문자 센터 등에 있는 화장실을 미리 이용해야 한다.

[백악관 담장은] ② 서재에서 만찬장까지 시민에 최대한 공개
방문객이 첫발을 내딛는 곳은 대통령 부인의 집무실이 있는 이스트윙이다.

백악관은 대통령이 거주하는 중앙 건물인 관저를 중심으로 서쪽에는 대통령 집무실이 위치한 웨스트윙, 동쪽에는 이스트윙으로 각각 연결된 구조다.

이스트윙으로 들어선 뒤 복도를 지나게 되는데 이곳은 전통적으로 크리스마스 때 영부인이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하는 곳 중 하나다.

지난해 질 바이든 여사는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군인과 노동자들의 이름으로 장식된 이른바 '황금별 트리'를 설치했고, 이들을 위한 선물 상자 등으로 꾸미기도 했다.

이 복도 한쪽엔 대통령 가족이 이용할 수 있는 가족 영화관이 있다.

방문객이 내부에 들어갈 순 없지만 열린 입구를 통해 안을 들여다볼 수 있다.

복도를 거쳐 이스트 가든 룸을 지나면 미 대통령 가족의 거주지인 중앙관저로 연결된다.

미 대통령이 잠자고 생활하는 건물도 일부나마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서 처음으로 보이는 곳은 복도 오른쪽의 서재다.

2천700여 권의 책들로 빼곡히 차 있는 이곳은 의자와 탁자도 놓여 있는 말 그대로 도서관이다.

[백악관 담장은] ② 서재에서 만찬장까지 시민에 최대한 공개
그 맞은 편엔 버메일룸이 자리 잡고 있다.

은으로 도금한 식기 등이 전시돼 있으며, 역대 영부인의 초상화가 벽에 걸려 있다.

여기서 나와 계단을 통해 위층으로 올라가면 연회장으로 쓰이는 큰 방인 이스트룸이 나온다.

그 방을 나오면 차례대로 그린룸, 블루룸, 레드룸을 볼 수 있다.

명칭대로 이 방들은 각각 초록색, 푸른색, 붉은색 카펫과 벽지로 장식됐다.

이 색상별 방은 접견실로 쓰이며 레드룸은 영부인의 응접실이다.

그 옆으로 가면 공식 만찬을 할 때 사용되는 스테이트 다이닝룸이 나온다.

140명까지 수용 가능한 시설로, 청와대 영빈관 격으로 볼 수 있다.

성조기와 미 대통령 상징 문양을 배경으로 한 공식 포토존도 있다.

약 45분간 관람을 마치면 백악관 북쪽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방향 출구로 백악관을 나서게 된다.

[백악관 담장은] ② 서재에서 만찬장까지 시민에 최대한 공개
백악관 투어엔 가이드가 따로 없다.

대신 미리 나눠주는 백악관 안내 팸플릿을 가지고 개방된 공간을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물론 보안 요원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투어 중간에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도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미국 대통령과 그 가족이 쓰는 일부 공간을 시민에게 공개하지만 업무를 보는 공간은 철저히 비공개다.

미 대통령의 집무실이 있는 웨스트윙 투어도 있긴 하지만 이는 백악관 초청이 있어야 가능하다.

일반인은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사우스론과 로즈가든 등 백악관 정원 투어도 1년에 딱 두 차례(4월과 10월) 있다.

이 티켓을 받으려면 인근 국립공원관리청(NPS) 사무소 앞에 줄을 서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