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72억달러(약 8조 7000억원)를 들여 원유업체인 옥시덴탈 페트롤리움(Occidental Petroleum Corp, 종목명 OXY)의 지분을 단기간에 14.6% 사들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유 관련업체에 대한 관심을 커지고 있다.

마켓워치는 18일 높은 잉여현금흐름과 낮은 자본적 지출 등을 이유로 미국의 에너지 업체인APA(APA Corp, APA)와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 COP)를 유망 종목으로 제시했다.

마켓워치는 워런 버핏이 원유업체에 관심을 가진 이유로 우선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을 꼽았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에 현금이 얼마나 순유입되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기계장치나 공장시설 등의 투자 금액을 뺀 것이다.

뉴욕 클리어브리지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샘 피터스(Sam Peters)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배럴달 75~80달러선이면 대부분의 미국 에너지업체들은 매우 높은 잉여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 서부텍사스 원유(WTI)는 17일(현지시간) 배럴당 101.9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7일 장중 최고 130.50달러보다 22% 하락한 것이지만 작년말(75.21 달러)보다는 35% 높은 수준이다. 국제유가는 최근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으나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원유 수출에 제재가 가해지면서 상당기간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미 에너지회사들은 원유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에 급격히 자본지출을 줄였다. 탄소 감축을 내세운 바이든 행정부가 화석원료 사용을 억제하는 정책 등을 펼치면서 투자가 감소한 것이다.

이게 워런 버핏이 옥시덴탈 페트롤리움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인 배경으로 꼽힌다. 옥시덴탈 주가는 올들어 85% 상승했다.

마켓워치는 미국 에너지회사 가운데 옥시덴탈외에 ANA와 코노코필립스를 유망종목으로 추천했다. APA의 경우 2022년 추정 미래현금흐름이 31.85% 늘어나고, 배당수익률은 1.36%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코노코필립스는 각각 21.22%와 1.94%, 옥시덴탈은 20.55%와 0.98%로 내다봤다.

APA 종가는 17일 39.43달러, 코노코필립스 98.83달러, 옥시덴탈 58.01달러였다.

강현철 객원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