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카드사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대형 가맹점들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인상하기로 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다음달부터 정산수수료를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로 수수료 인상을 중단한 지 2년 만이다. 정산수수료는 고객이 결제할 때마다 가맹점 등 판매자가 부담하는 비용이다. 구체적인 수수료 인상률은 알려지지 않았다.

수수료 인상은 슈퍼마켓과 온라인 쇼핑몰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예정이다. 일각에서 코로나19로 가맹점들이 여전히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영세업자에게는 수수료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고 해명했다. 비자는 가맹점의 연간 결제액이 25만달러 이하면 수수료를 낮춰주고 있으며 미국 가맹점의 90% 이상이 이를 통해 수수료 10% 감면 혜택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수수료 수입은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닐슨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가맹점들이 지난해 두 카드사에 지불한 정산수수료는 약 554억달러에 달한다. 컨설팅업체 CMSPI는 “이번 수수료 인상 결정으로 마스터카드는 연간 약 3억3000만달러를 더 벌어들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수수료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가맹점들이 수수료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