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37개국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전쟁 범죄 혐의 조사를 공식 요청했다.

2일(현지시간)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영국과 37개 동맹국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잔혹 행위를 ICC에 넘겼다"고 말했다.

트러스 장관은 "러시아는 정당성이 없는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무고한 시민을 상대로 무차별적인 무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푸틴 정권은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카림 칸 ICC 검사장도 트위터에 "39개국 요청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조사를 공식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와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일어난 전쟁 범죄, 반인륜 범죄, 집단 학살 혐의에 대한 증거를 수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013년 말부터 ICC의 관할권을 받아들였으며 러시아는 2016년 ICC에서 탈퇴한 뒤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ICC는 가해자 국적과 무관하게 전쟁 범죄와 반인륜 범죄 혐의를 조사할 수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27일 ICC에 제소했다. 같은 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진공 폭탄, 집속탄 등 금지된 무기를 사용하면서 우크라이나를 무차별 공격하고 있다.

ICC는 지난 1일 성명을 내고 오는 7~8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한 공청회를 연다고 알렸다.

한편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재난구조 당국은 같은 날 개전 이후 적어도 2천 명의 민간인이 러시아의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재난 당국은 개전 이래 러시아의 공격으로 400건 이상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사망자 가운데는 구조대원 10명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