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기타 산유국 연합체인 OPEC+는 다음달에도 소폭 증산(감산 완화)을 이어간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상황에도 소폭 증산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기로 했다.

23개 회원국을 둔 OPEC+는 2일 장관급 회담 후 발표한 성명에서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가 치솟는 상황이지만 원유 생산을 점진적으로 늘린다는 입장을 견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회원국들은 오는 4월에도 하루 평균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한 기존 계획을 이어간다.

앞서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은 유가 안정을 위해 비상 비축유 6000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전체 물량의 절반은 미국에서 나오며 상황에 따라 추가 방출도 검토하기로 했다. IEA가 비상 비축유를 푼 것은 2011년 이후 11년 만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과 IEA의 비축유 방출 등으로 요동친 원유 시장에서 OPEC+의 점진적인 증산 방안은 (규모가 미미해) 그 빛이 바랬다"고 분석했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산 원유 수출을 금지하는 제재를 가하진 않고 있다. 그러나 국제 원유 시장에서는 러시아산 원유가 외면당하며 "사실상 제재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러시아산 우랄 원유의 시장 가격대는 브렌트유 대비 배럴당 최대 18달러 낮은 가격에 형성되는 등 역대급 할인폭을 기록하고 있는데도 입찰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