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하라" 성난 여론...구단 경영권 포기한 재벌
러시아 재벌인 로만 아브라모비치(5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의 구단주가 26일(현지시간) 구단의 관리권을 재단 측에 넘긴다고 밝혔다.

아브라모비치는 성명에서 "나는 항상 구단의 이익을 염두에 둔 결정을 해 왔다"며 이처럼 말했다.

이번 결정으로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앞으로 첼시 구단의 의사 결정 과정에 관여하지 않고, 구단 운영을 첼시 구단의 공익 재단에 맡기기로 했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아브라모비치가 첼시 구단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현재 첼시 구단 공익 재단의 이사들이 우리 구단이나 선수, 스태프, 팬들을 가장 잘 돌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이번 결정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또 구단 소유권을 다른 곳으로 넘기겠다는 내용도 이번 발표에는 없었다.

2003년 첼시 구단주가 된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 신흥 재벌을 뜻하는 올리가르히의 대표적인 인사로 러시아, 이스라엘, 포르투갈 등 여러 나라 국적을 보유한 사업가이자 정치인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2019년 기준 그의 순자산이 129억 달러(약 15조5천억원)에 이르며 러시아에서 11번째 부자, 포르투갈을 기준으로는 최고 부자라고 평가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이미 자신의 측근인 마리나 그라노프스카야를 클럽 디렉터에 임명해 구단 의사 결정 권한을 상당 부분 넘겨왔다"며 "다만 선수 영입이나 감독 선임 등에 대해서는 결정권을 행사했지만 앞으로 이런 부분에도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