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이 러시아 탱크를 막아서고 있다. (사진 = 영국 가디언지 캡처)
한 남성이 러시아 탱크를 막아서고 있다. (사진 = 영국 가디언지 캡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시민이 온 몸으로 러시아군의 탱크를 막아선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시민의 모습은 1989년 중국 베이징 톈안먼 시위에서 탱크를 막았던 일명 '탱크맨'을 떠올리게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25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HB는 트위터에 "우크라이나인이 점령군이 지나가지 못하도록 적의 장비로 돌진하고 있다"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엔 차도로 줄지어 이동하던 러시아 군용 차량 한 대가 갑자기 방향을 꺾는 모습이 담겼다.한 남성이 양 팔을 벌리고 차량을 제지하며 차량 앞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차량은 방향을 바꿔 다시 이동하자, 그는 차량을 따라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영국 가디언은 "이 남성이 중국 톈안먼 사태 당시 '탱크맨'과 비교되며 온라인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탱크맨은 중국 정부가 톈안먼 광장에서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시위를 유혈 진압하자, 탱크 앞을 홀로 가로 막은 남성을 뜻한다. 이후 탱크맨은 국가폭력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부상했다.

해당 남성은 흰 셔츠에 검은 바지 차림으로 시위에 나섰고, 이 같은 모습이 보도되며 세계 언론은 '탱크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측도 항전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날 CNN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장관들과 함께 키예프에 남아 항전하고 있다는 내용의 영상을 공개했다. 키예프 도심을 배경으로 한 영상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전부 여기 있다. 나(젤렌스키)도 장관들도, 우리 군도, 국민들도 모두 남아 있다"며 "우리는 모두 독립을 사수하기 위해 여기 남아 있다"고 말했다.

미국 NBC방송은 국방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 때문에 러시아의 공세가 예상을 뒤집고 둔화했다"며 "러시아가 예상한 것보다 우크라이나인들의 저항이 거세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