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베를루스코니 53살 연하 하원의원과 세번째 결혼"
이탈리아 정계의 '추문제조기'로 불리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5) 전 총리가 32세 나이의 새 연인과 결혼할 예정이라고 일간 '리베로' 등 현지 언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를루스코니는 자신이 설립한 중도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 소속 마르타 파시나 하원의원과 2020년께부터 연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기자 출신인 이 여성은 베를루스코니가 소유한 프로축구 세리에A 명문 클럽 AC밀란의 언론담당으로 활동하다 2018년 총선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돼 정치권에 진출했다.

두 사람은 2020년 여름 사르데냐섬에 있는 고급 별장에서 손을 잡고 산책하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연인 사실이 알려졌다.

최근에는 베를루스코니가 소유한 세리에 B의 또 다른 클럽팀 경기에서 키스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두 사람이 결혼할 것이라는 소문은 이미 의회 내에서 널리 회자하고 있으며, 베를루스코니 측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베를루스코니와 가까운 한 인사는 "결혼식이 내달 21일로 잡혔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이들이 결혼한다면 파시나는 베를루스코니의 셋째 부인이 된다.

베를루스코니는 1965년과 2009년 각각 결혼한 전력이 있으며 이를 통해 다섯 명의 자녀를 뒀다.

2019년 이혼한 둘째 부인은 베를루스코니가 끊임없이 젊은 여자를 찾는다고 이혼을 결심한 배경을 폭로해 주목을 받았다.

베를루스코니는 건설·미디어 그룹을 거느린 재벌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1990∼2000년대 세차례 총리를 지내는 등 이탈리아 정계의 한 시대를 주름잡은 인물이다.

9년 2개월의 전후 최장기 총리 재임 기록도 갖고 있다.

하지만 총리로 있던 2010년 자신의 호화 별장에 미성년 매춘부를 불러들여 난잡한 '섹스 파티'를 벌인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등 각종 추문과 비리에 연루돼 많은 이탈리아인이 그에게 거부감을 느낀다.

그는 지난달 대통령 선거에 도전장을 냈으나 좌파 진영의 지지를 얻지 못해 출마를 중도 포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