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오투 아레나 지붕 붕괴·14만 가구 정전…항공·기차 무더기 결항
서유럽 할퀸 시속 196㎞ 폭풍…9명 숨지고 정전·결항 속출(종합)
18일(현지시간) 영국을 비롯한 서유럽 지역에 폭풍 '유니스'가 강타하면서 최소 9명이 숨졌다고 AFP·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영국 남부 와이트섬에서는 영국 기상관측 사상 최고인 시속 196km의 강풍이 불었고, 수도 런던에는 생명의 위협이 있을 때 내려지는 적색 기상경보가 처음 발령됐다.

AP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나무가 차량으로 쓰러지면서 여성 탑승객이 숨지는 등 3명이 사망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운전자 1명이 쓰러진 가로수를 들이받는 교통사고로 숨지는 등 4명이 목숨을 잃었고, 아일랜드·벨기에에서도 인명 피해가 보고됐다.

주민 대피와 정전, 대규모 항공·철도 결항 사태도 이어졌다.

영국에서는 런던 랜드마크인 오투(O2) 아레나 경기장 지붕이 부서졌고 14만여 가구가 정전됐다.

영국 전역을 누비는 열차 운행은 대부분 취소됐고, 프랑스 보르도에서 출발해 영국 런던을 향하던 비행기는 개트윅 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다가 끝내 회항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하루 영국을 오가는 항공편 436대가 결항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 방송이 실시간으로 올리는 사진들에는 길바닥에 떨어진 요양원 지붕, 절반으로 부러진 교회 첨탑 등 강풍이 휩쓸고 지나간 흔적이 담겼다.

아일랜드에서는 8만 채에 달하는 가구가 정전됐고, 네덜란드 축구장인 헤이그 스타디움 지붕 일부도 파손됐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군에 대기명령을 내리고, 트위터를 통해 국민들에게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유니스는 이번주 들어 유럽을 강타한 두번째 폭풍으로, 앞선 폭풍 당시 독일·폴란드에서 최소 5명이 숨진 바 있다.

최근의 폭풍은 대서양 동부의 고고도에서 이례적으로 강한 시속 321km의 제트기류가 형성된 데 따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니스는 국부적으로 시속 100km 이상의 강풍이 부는 '스팅 제트'를 동반할 가능성 때문에 우려를 키우고 있다.

유니스는 독일 북부와 북유럽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서유럽 할퀸 시속 196㎞ 폭풍…9명 숨지고 정전·결항 속출(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