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 주식시장이 호황을 기록하면서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위상도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모펀드 운용사가 직원들에게 지급한 급여와 투자은행 임금 간 격차가 2배 이상 커지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블랙스톤 KKR 칼라일 등 3대 사모펀드 운용사의 직원 한명당 급여가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보다 2배 이상 많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보도했다. FT 계산에 따르면 작년 주식시장 호황에 힘입어 3대 운용사들은 직원 1인당 총급여와 복리후생비 등에 200만달러(약 24억원)를 배정했다.

이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JP모간의 직원 1인당 급여보다 최소 2배 이상 높은 규모라는 것이다. 3대 사모펀드 운용사에 아폴로 아레스까지 포함시킬 경우 글로벌 5대 운용사는 작년 한해 동안 총 1만1700명 가량의 직원들에 대해 232억달러의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골드만삭스의 경우 직원 4만3900명에게 급여로 180억달러를 지급해 직원 1인당 임금은 40만달러에 그쳤다. 작년에 직원 급여를 가장 많이 책정한 투자은행은 에버코어 파트너스다. 에버코어 파트너스는 직원 1850명에게 19억달러를 지급했다. FT는 "다만 사모펀드 운용사 직원들에게 지급된 급여의 약 절반이 미실현 이자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실제 가져가는 현금은 보고된 수치보다는 낮고, 투자은행 임금 역시 지급유예된 거액의 성과급 등이 포함된 수치"라고 덧붙였다.

FT는 사모펀드 업계 직원들의 급여 급상승 추세에 대해 "이들이 투자은행 경쟁사만큼 대규모 인력을 고용하지 않고도 다각화된 금융기관으로 커올랐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 컨설팅회사의 대표는 "사모펀드들의 수입과 잠재적인 보상 체계가 전통 투자은행 업계를 약화시키고 있다"면서 "이는 은행들이 성과급 잔치 등으로 들썩이던 5년전, 10년전과는 다른 풍경"이라고 진단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