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국, 돈바스 지역 포격 시비에 "침략 구실 만들기 우려"
러시아 "우크라 접경 군병력 복귀에 시간 걸릴 것"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 병력 철수 방침을 재확인하면서도 병력이 원부대로 돌아가는 데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의 군 병력 철수 발표가 거짓일 가능성을 제기한 데 대해 "국방부는 병력 복귀와 관련해 명확한 일정을 갖고 있다"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페스코프 대변인은 "군사 훈련은 수주에 걸쳐 꾸려진 것으로, 하루 만에 철수시키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하다"며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15일 군사훈련 종료를 이유로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배치한 병력을 원부대로 복귀시킨다고 발표하고 여러 '증거물'도 공개했지만, 미국 등 서방은 이를 불신하며 러시아가 오히려 병력을 늘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수주, 수개월 간 끌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정부군과 친러 반군 사이에 발생한 포격 시비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우크라 접경 군병력 복귀에 시간 걸릴 것"
같은 날 앞서 돈바스 지역의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은 정부군으로부터 포격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대응 공격을 감행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반군에 대한 포격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서방에선 그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명분을 만들기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반군을 공격하는 듯한 '자작극'을 벌일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해 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반군의 폭격으로 루간스크의 유치원이 파손된 사실을 상기하면서 "이는 중대한 도발"이라고 말하고 "휴전 협정을 위반하는 행위를 기록하는 효율적인 메커니즘을 갖춰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트러스 장관은 트위터에 "이는 침략을 위한 구실을 만드는 도발로, 러시아의 각본"이라고 비난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브뤼셀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위한 구실을 만드는 것 같아서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