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노동력 부족 지속될 것…기술주보다 에너지·금융주 사라"
“미국 물가는 올해 2분기부터 하락하겠지만 결국 다시 뛸 것이다.”

월스트리트의 유명 기관투자가인 리처드번스타인어드바이저스의 댄 스즈키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16일(현지시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기 확장 후반에 가까울수록 물가는 상승하기 마련”이라며 “매우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7%대의 매우 높은 물가상승률이 계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상승세가 둔화하더라도 과거보다 높은 수준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즈키 CIO는 물가 상승에 대비할 자산 배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처럼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종전의 데이터 분석은 무의미하다”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정의도 달라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채권보다는 주식, 주식보단 현금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투자 시점에서도 분산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위험 수준을 기반으로 투자액을 정한 뒤 1~2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돈을 넣는 게 좋다”며 “분기마다 일정 금액을 정해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급난이 개선되더라도 고물가를 진정시킬 정도까지는 아닐 것으로 전망했다. 또 노동력 부족 현상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팬데믹으로 일자리를 떠난 사람이 돌아오지 않는 이유로 △경제적 여유 확대 △맞벌이 가구 감소 △보육 부담 증가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스즈키 CIO는 “더 절박한 상황이 되지 않으면 이들이 일자리로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 투자와 관련, 거품이 여전한 기술주 투자는 최대한 피하라고 조언했다. 상당수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그는 “기술주 밸류에이션이 높은 건 과거의 강력했던 성장이 미래에도 지속될 것으로 믿는 투자자가 많기 때문”이라며 “일자형 성장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기술주보다는 에너지나 금융주에 투자하라”고 권고했다. 올해 들어 두 부문이 시장 대비 좋은 성적을 보여왔는데 여전히 기회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스즈키 CIO는 “경기 침체를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상당한 현금을 갖고 있고 임금이 오르고 있으며 부동산 등 자산도 많아졌다”며 “소비 감소를 걱정할 단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소비 증가 추이가 느리지만 건전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강영연 특파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