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의 '검은 돈' 세탁 경로로 지목 받아온 이른바 '황금 비자' 제도를 폐지할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 시간) 영국매체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내무부 프리티 파텔 장관은 러시아의 부패 자금이 영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음 주 '1등급 투자 비자' 폐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내무부 대변인은 "부정한 돈을 단속하기 위해 이 제도를 개정했으며, 추가 변화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 "부패를 막기 위해 개정 전 발급된 해당 비자도 모두 재검토하고 있으며, 적절한 때 조사 결과를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금 비자로 불리는 1등급 투자 비자는 영국에 거액을 투자하려는 외국인을 위한 우대 조치다. 이 제도로 영국 우량채나 국채 매입 등의 형태로 200만·500만·1천만 파운드(약 32억·81억·162억원)를 투자하면 각각 5·3·2년간 영주권을 부여받고, 이 기간이 지나면 영국 시민권이 신청 가능하다.

그러나 해당 제도가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러시아·중국·카자흐스탄 등 외국인들의 돈세탁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영국 정부는 2018년 러시아 출신 이중 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으로 러시아와 관계가 악화한 뒤 이 제도의 폐지 여부를 도마 위에 올리게 됐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