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코로나19의 여섯 번째 유행이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고 입국 및 검역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현재 약 3500명으로 제한된 하루 입국자 수를 3월부터 5000명으로 확대한다고 17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도 내에서 유학생과 비즈니스 관계자, 기능실습생 등의 입국이 허용될 예정이다. 다만 관광 목적 입국은 허용하지 않는다.

입국자 격리 기간도 단축한다. 해외 입국자가 격리 사흘째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 격리를 해제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1주일간 격리하도록 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된 국가에 체류했고, 코로나19 백신을 세 차례 접종한 입국자는 격리를 면제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유행 국가에서 입국한 사람에게 요구하는 지정 시설 격리는 종전 3∼6일에서 사흘로 단축할 예정이다.

일본 각지에 적용 중인 비상 방역조치(만연방지 중점조치)는 다음달 종료할 예정이다. 중점조치가 오는 20일 끝나는 21개 광역자치단체 중 16개 지역과 27일 종료 예정인 와카야마현 등에 대한 중점조치 적용 기한을 다음달 6일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 오키나와 등 5개 현은 21일을 끝으로 중점조치를 해제한다.

일본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6일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9만895명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6681명 늘었지만 확진자가 10만 명대로 폭증했던 이달 초에 비해 감소했다.

미국도 신규 확진자가 줄어들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완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르면 다음주 실내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6일 기준 미국의 1주일간 하루 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2만4324명으로 2주 전보다 68% 감소했다.

독일은 백신 접종자에 대한 사적 모임 제한을 즉각 폐지한다고 16일 밝혔다. 다음달 2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조치를 제외한 대부분의 방역 규제를 없앤다. 스위스는 17일부터 마스크 착용 및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식당과 상점 등에 출입할 수 있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대유행의 마지막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추정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