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음성보다 영상 선호…줌 수요 꾸준할 것"
“미래는 이미 바뀌기 시작했다. 팬데믹이 끝난다고 해서 과거로 돌아갈 순 없다.”

코로나19 사태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줌의 해외 비즈니스를 이끄는 에이브 스미스 총괄(사진)은 12일(현지시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팬데믹 이후에도 줌에 대한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스미스 총괄은 오라클 시스코 등 기업용 클라우드 기업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전문가다. 2019년 줌에 합류한 뒤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모든 시장의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음성보다 영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경제 주역으로 부상한 데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전화나 대면보다 영상을 통한 만남에 더 우호적이란 설명이다. 기준금리 인상 우려로 줌 등 기술주가 조정을 받은 데 대해선 “줌의 수익성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단언했다. 2019년 상장한 이후 꾸준히 성장해왔고 현재 50억달러(약 6조원)가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매출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은 10억5075만달러로 전년 동기(7억7719만달러)보다 35.2% 증가했다. 스미스 총괄은 임직원이 10명 이상인 기업 중 줌을 사용하는 곳이 50만 개가 넘는다고 했다. 이 중 대기업이 2500곳 이상으로 매년 10만달러 넘는 비용을 지불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줌은 화상 서비스 외에도 줌 폰, 줌 룸, 줌 이벤트, 원격의료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원격의료는 팬데믹 시기에 큰 주목을 받은 서비스다. 의사를 직접 만나기 힘든 상황에서 줌을 통해 진료나 처방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 등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과의 차별성도 강조했다. 스미스 총괄은 “줌은 10년 전에 설립됐고, 화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그때도 많았다”며 “새로울 것이 없는 시장에서 품질이 뛰어나고 훌륭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시장을 흔들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스미스 총괄은 줌의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자평했다. 줌은 지난해부터 미국 캐나다 등을 제외한 지역에서 투자를 늘리고 있다.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APEC(아시아태평양), LATAM(중남미)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에서도 지난해부터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6월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를 위해 카이트를 인수한 데 이어 12월에는 가상이벤트 솔루션을 구축하는 리미널에셋을 사들였다. 1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벤처 펀드인 ‘줌 앱스 펀드’를 조성해 총 25개 기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뉴욕=강영연 특파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