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옛 페이스북)가 야심 차게 추진하던 암호화폐 사업에서 철수한다. 미국 규제당국의 비판과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백기를 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7일(현지시간) “메타가 과거 설립한 암호화폐 개발 컨소시엄 디엠어소시에이션의 기술을 실버게이트캐피털에 2억달러(약 24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실버게이트캐피털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블록체인 전문 기업이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날 “메타가 투자자들에게 출자금을 돌려주기 위해 디엠의 자산 등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개발자들이 새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타는 디엠 지분을 약 30% 소유하고 있다. 우버와 쇼피파이, 유니언스퀘어벤처스 등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는 2019년 5월 미래형 결제망 구축을 위해 페이팔 비자 스트라이프 등 27개 회원사와 함께 리브라 프로젝트를 출범했다. SNS 사용자가 쉽게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였다. 이후 리브라는 디엠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하지만 메타가 야심 차게 추진한 이 프로젝트는 곧 부진에 빠졌다. 미국 정계를 중심으로 디엠의 사업 계획에 대해 금융 안정성 등과 관련한 우려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엘리자베스 워런 미 상원의원 등은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에게 “메타는 자사 제품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디엠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후 비자를 비롯해 페이팔 마스터카드 등 디엠 회원사가 연달아 이탈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