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53℃ 뚫고 달리는 시베리아 '최강한파' 마라톤
인간의 거주지 중 가장 춥다고 하는 시베리아 동북부 사하(야쿠티야)공화국 오이먀콘 지역은 지난 22일(현지시간)에도 영하 53℃의 강추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도 아랍에미리트(UAE), 벨라루스, 미국 등 세계 각지 65명의 남녀가 이곳에 이날 이 추운 곳을 찾은 이유는 뭘까요.

사하공화국 주관 국제마라톤 대회가 열렸기 때문입니다.

참가자들의 얼굴과 옷에는 하얀 얼음이 맺혔습니다.

이들이 뛰면서 숨을 헐떡일 때마다 피어오르는 하얀 입김은 강추위를 실감케 합니다.

러시아 영자지인 시베리아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시작한 이번 대회는 남녀 풀코스(42.195㎞), 하프코스(약 21㎞), 10㎞, 5㎞로 나뉘어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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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코스 남자 우승자는 눈으로 덮인 42㎞가량을 3시간 22분 만에 주파한 사하공화국 주민 바실리 루킨입니다.

지역 체육 대학 추랍차 체육·스포츠 연구소 강사인 그는 벌써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도 대회를 연 주최 측에 감사한다"면서 "사하공화국 전역뿐 아니라 러시아와 해외에서도 많은 사람이 마라톤에 참여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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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코스 여자 우승자도 지역 주민의 몫으로 돌아갔습니다.

우승자인 마리나 세달리스체바는 같은 구간을 4시간 9분에 완주했습니다.

하프마라톤 우승은 각각 1시간 36분을 기록한 바실리 스프리도노프, 2시간 5분에 들어온 울리야나 바라시코바가 차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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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참가를 위해 더운 중동 나라 UAE에서 날아 온 아크메드 후사인 알 카지리도 이목을 끌었습니다.

안타깝지만, 그는 순위권에 들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의 기록이 어떤지 보고된 바가 없다고 시베라아타임스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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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들은 하얀 입김을 불어가며 열띤 응원을 펼쳤습니다.

한 주민은 사하공화국 전통 복식을 갖춰 입고 나오기도 했습니다.

경주로 옆에 서서 선수들을 맞이하는 지역 주민의 얼굴에는 추위를 잊은 듯 환한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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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