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평신도에 사상 첫 직무 수여…한국 여성도 포함
교황은 2019년 9월 자의교서(Motu proprio·교황 문서)를 통해 가톨릭 절기로 연중 제3주일을 하느님의 말씀 주일로 제정했다.
신자들이 성경을 더 경건하고 친숙하게 대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제정 이후 세 번째인 이 미사에서는 전례 없는 특별한 예식이 있었다.
교황이 주례한 평신도 직무 수여식이다.
교황은 소정의 절차를 거쳐 선정된 전 세계 남녀 평신도 16명에게 독서직 또는 교리교사직을 수여했다.
가톨릭교회 역사상 이처럼 공식적인 전례를 통해 평신도의 직무 수여식을 한 것은 처음이다.
교회를 지탱하는 주요 구성원으로서 평신도의 존재를 존중하고 그 역할 확대를 모색해온 교황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독서직은 말씀 전례 때 성경을 낭독하는 역할을 하며, 작년 5월 공식 직무로 인정받은 교리교사직은 예비 신자의 교리 교육 등을 담당하는 직무다.
직무를 받은 이들 중에는 여성도 다수 포함됐다.
독서직 8명 가운데 6명이, 교리교사직에선 8명 중 3명이 여성이다.
교황은 앞서 작년 1월 자의 교서를 통해 여성 평신도도 독서·시종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교회법을 개정한 바 있다.
이미 전 세계 많은 나라의 가톨릭교회에서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역할을 해온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이날 직무 수여식에서는 교황청립 그레고리안대 신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나영(38)씨가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했다.
독서자로 선정된 김씨는 예식에서 교황을 마주한 채 한글로 된 성경을 받았다.
김씨는 "직무에 맞게 언제 어디서든 하느님의 말씀을 더 잘 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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