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영국 등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피해가 큰 국가에서 확산세가 주춤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중국 일본 중남미 등지에서는 오미크론 확진자가 쏟아져 나와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中, 9개 도시서 오미크론 발생…"캐나다에서 온 우편물 의심"
미국 존스홉킨스대 시스템과학공학센터(CSSE)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7일간의 세계 코로나19 하루평균 확진자는 280만6574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296만6614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크게 줄었다.

미국에선 확진자가 엿새째 80만 명 안팎을 유지하며 정체 양상이다. 2주 전보다 62% 늘어난 것으로 지난 10일까지만 해도 증가율이 세 배를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둔화했다는 평가다.

영국의 확진자 수는 급감하고 있다. 통계 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이날 영국의 신규 확진자는 8만4429명으로 조사됐다. 4일 21만8376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한 이후 눈에 띄게 줄었다. 데이비드 나바로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특사는 “영국 관점에서 터널의 끝에 빛이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 국가와 달리 오미크론 확산에 비상이 걸린 나라도 적지 않다. 프랑스24에 따르면 중국에선 전체 23개 성 가운데 최소 5개 성에서 오미크론의 지역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14개 성에서는 여행객에 의한 외부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9개 도시에서도 오미크론 확진자가 보고됐다. 베이징시 질병통제센터는 15일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은 베이징 거주자가 캐나다에서 미국, 홍콩을 거쳐 들어온 우편물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하루 확진자 수는 200명 안팎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설 연휴(1월 31일~2월 6일)와 베이징동계올림픽(2월 4~20일)을 코앞에 두고 있어 비상이다. 18일 중국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일반인에 대한 올림픽 티켓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조직위는 “올림픽을 관중 없이 치르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18일 신규 확진자가 3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는 수도인 도쿄 등 13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를 추가 적용할 방침이다. 해당 지역에선 광역자치단체장이 역내 음식점 등에 영업시간 단축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멕시코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콜롬비아 에콰도르 등 중남미 대부분 국가에서는 최근 2~3일 새 하루 확진자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오미크론이 코로나19 사태의 마지막 대유행이 될지 예측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강조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